[다담 with G밸리 CEO]이은혜 에스앤지파워 대표

흔히 여러가지 매력을 가진 사람을 일컬어 팔색조라 한다. 팔색조는 희귀종으로 무지개빛 깃털이 아름답다.

이은혜 에스엔지파워 대표.
이은혜 에스엔지파워 대표.

이은혜 에스앤지파워 대표가 그렇다. 이 대표는 전기·에너지 업계에 몇 안 되는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짙은 색 정장을 즐겨 입지만 분홍빛 원피스에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할 때도 있다. 노래를 좋아해 성악도 배운다. 여성 CEO 합창단으로도 활동 중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돕는 일도 잊지 않는다. 마냥 밝은 모습이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업무 중에는 영락없는 CEO다.

팔색조 매력은 경력에서도 나타난다.

이 대표는 원래 심리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다양한 직종과 연령층을 대상으로 강연해왔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국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 학위를 땄다. 박사과정에서야 심리학을 선택했다. 사업 전에는 한국카네기연구소에서 부사장까지 지냈다.

사업에 뛰어든 것은 G밸리 내 CEO를 대상으로 강의한 게 인연이 됐다. 첫 둥지를 G밸리에 튼 것도 같은 이유다. 에스앤지파워는 모듈형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전문 기업이다. 요즘 말로 `1`도 모르면서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은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풀어나간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역량을 제대로 활용했다.

이 대표는 “상품을 구상하고 만들어 파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사람과의 소통이 곧 경영”이라고 말했다. CEO 역할을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한 관리로 본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인재를 찾아 메우면 된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물론 결심이 서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 대표가 이미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었기 때문에 갈등도 그만큼 컸다.

이 대표는 “UPS의 세계적인 흐름이 모듈형이라는 데서 가능성을 봤다”며 “이미 유럽은 모듈타입 UPS 시장 성장세가 15%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모듈형 UPS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원천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감마트로닉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엔지니어 5명을 감마트로닉 본사에서 교육한 성과다. 덕분에 `스마트K`라는 자체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국방부 사업 참여와 조달제품 등록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물론 쉽지 않다”며 “인증이나 각종 절차 등에 시간이 걸려 계획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걸림돌이 생길 때마다 정면 돌파를 택했다. 궁금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해당 기관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도움을 받았다.

이 대표는 “국산 모듈형 UPS로 공공부문에 진출한 후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 성장 외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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