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발사체 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국가안보 차원의 전략적인 방어와 우주산업 육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발사체는 방어뿐 아니라 공격 무기도 된다. 우리나라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했기에 기술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 견제가 심한 분야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발사체를 기술 이전을 받기 위해 추진하던 나로호 프로젝트가 한동안 연기되며 허송세월하던 배경도 미국 견제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러시아와 기술 이전 합의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미국이 압력행사를 하는 바람에 결국 기술 이전을 받지 못하고, 발사 과정 전체를 러시아가 주관하게 됐다. 어깨 너머로 러시아 기술을 배운 것도 많이 있겠지만, 핵심기술까지 접근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요즘 발생하는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자체 발사체는 필요하다.
우주개발과 우주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발사체는 필수다. 개발도상국 위성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건 대부분 발사체를 포함한 턴키 방식이다.
상용화된 발사체 기술이 없으면 수주 자체가 어렵다. 우주산업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달 탐사만 해도 그렇다. 이미 러시아와 미국은 30~40년 전 달 탐사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 지금은 화성을 넘어 목성까지 우주선을 보내는 상황이다. 선제적 우주탐사로 우리나라 우주영역 확보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도 발사체 자체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위성 민영화가 진행되듯 발사체 기술 개발도 민영으로 이양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은종원 남서울대 교수는 “사실 배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발사체 개발 못할 것도 없다”며 “정부가 발사체 개발 사업을 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조속한 시일 내에 민간으로 이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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