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플렉시블 OLED 투자 `시동`

중국 패널 제조사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제 투자에 돌입했다.

티안마와 GVO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장비 발주를 시작했다. BOE와 차이나스타(CSOT)는 당초 계획한 8세대 LCD 투자를 보류하고 새로운 플렉시블 OLED 투자를 연내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리지드 OLED`를 사실상 건너뛰고 `플렉시블 OLED`로 직행하는 중국 기업의 추격이 거세다.

티안마는 최근 우한에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설비 증설을 계획했으나 이를 플렉시블 AMOLED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우한 6세대 LTPS LCD 라인은 지난해 상반기 총 120억위안(약 2조347억원)을 투입한 곳이다. 티안마는 이 중 일부를 LTPS 기반의 AMOLED 생산라인으로 개조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GVO(GoVisionox)는 총 45억3000만위안(약 7681억원)을 투자해 쿤산에 6세대 LTPS 기반 AMOLED 설비를 증설키로 확정했다. 올해 초 1단계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2단계 투자를 확정하며 AMOLED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GVO는 중국 비전옥스가 중소형 OLED를 양산하기 위해 정부 지원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올 하반기 중 청두에 6세대 AMOLED 설비를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스타(CSOT)는 우한 6세대 LTPS 기반 LCD·AMOLED 설비 투자 집행을 거의 마무리했다. 선전에 위치한 8.5세대 2단계는 당초 LCD로 투자키로 했다가 메탈 옥사이드 기반 플렉시블 OLED와 AMOLED 병행 투자로 변경하고 설비를 발주 중이다. 올 연말에는 새로운 플렉시블 OLED 투자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 기대감을 높인다.

BOE는 청두에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 `B7` 투자 집행을 시작했다. 오는 2019년까지 월 4만5000장 규모로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양산하기 위한 투자다. 규모는 245억위안(약 4조2900억원)이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8세대 LCD에서 플렉시블 OLED 투자로 전환을 검토 중인 `B11(추정)` 라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에서는 BOE의 B11 투자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 오르도스에 위치한 5.5세대 `B6` 라인에 대한 5.5세대 AMOLED 추가 투자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은 일부 제조사가 소형 리지드 OLED 패널을 소량 양산하지만 수율과 공급량 면에서 세계 시장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위협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

시장조사업체 IHS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출하량 기준 8875만개로 97.7%를 점유했다. 2위는 LG디스플레이(0.9%), 3위는 대만 AUO(0.7%)다.

플렉시블 OLED는 리지드 OLED보다 설비 투자비가 비싸고 기술 난이도가 높다. 때문에 리지드 OLED 수율이 안정화되지 않은 중국이 플렉시블 OLED 투자로 직행하면 실제 수율과 패널 품질이 어떨지 국내 패널 업계 관심이 크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수 장비와 소재를 사용해도 패널 제조사 고유의 기술력이 있어야 생산라인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중국이 플렉시블 OLED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위협적이지만 실제 결과물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AMOLED 설비 현황 (자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2016년 1월 기준)>


중국 AMOLED 설비 현황 (자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2016년 1월 기준)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