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C, 황산화물 석탄발전 2870분의 1 배출…친환경성 입증

태안 석탄가스화복합화력(IGCC)이 최첨단 화력발전다운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석탄 연료 발전소이면서도 황산화물 배출량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의 2870분의 1에 불과했다. 대표적 온실가스로 지목된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

IGCC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은 시범운전 중인 IGCC 발전소를 풀가동한 결과, 기가와트시(GWh)당 황산화물(SOx) 0.1㎏, 질소산화물(NOx) 247㎏, 미세먼지 1㎏ 배출수치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IGCC 가스화기 최초 점화 당시 기념식 모습.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가운데)이 이익형 두산중공업 전무(왼쪽), 폴 다아시 쉘코리아 사장과 최첨 점화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IGCC 가스화기 최초 점화 당시 기념식 모습.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가운데)이 이익형 두산중공업 전무(왼쪽), 폴 다아시 쉘코리아 사장과 최첨 점화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SOx는 기존 석탄화력이 GWh당 287㎏이나 배출해오던 것에 비교하면 사실상 배출량이 없는 수준이다. 당초 서부발전은 35㎏ 정도 배출량을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보다 훨씬 낮은 0.1㎏만 나왔다.

NOx와 미세먼지 배출에서도 기대 이상 양호한 결과를 거뒀다. NOx는 기존 석탄화력이 배출하던 686㎏보다 3분의 1가량에 불과한 247㎏을 배출했다. 이 역시 당초 예상치인 322㎏보다 낮았다. 미세먼지는 1㎏으로 석탄화력에서 21㎏ 정도 발생하던 것을 20분의 1로 줄였다.

석탄을 연료로 한 발전소 최대 장벽이었던 대기오염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아직 시범운전이기는 하지만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모두 가동하는 풀 출력 상황에서 배출 수치로, 실제 상용운전에서도 이 수치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란 게 서부발전 설명이다.

IGCC는 석탄을 고압·고열 처리해 합성가스를 추출, 이 가스를 연소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다. 2010년대 들면서 연료가격 상승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부존량이 많은 석탄 연료의 대체 활용법을 찾는 과정에서 고안된 설비다. 원연료는 석탄을 쓰지만 실제 발전방식은 가스복합화력과 동일하다.

태안IGCC 건설 당시 모습
태안IGCC 건설 당시 모습

우리나라에서는 서부발전이 2011년 상용화에 착수해 두산중공업 등과 함께 태안 IGCC를 착공했다. 55개월 동안 건설장비 4만9000여대, 연인원 61만명 건설 인력이 투입된 330㎿ 설비로 이달 말 정식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서부발전은 IGCC가 석탄화력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내다봤다. 태안 IGCC는 세계 일곱 번째 상용 IGCC로 발전시장에서 신생 기술과 다름없다. 기후변화와 고유가 환경에서 일부 국가가 개발에 착수했지만, 최근 자원가격 하락으로 석탄 가스화 비용에 대한 경제성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 효과가 기대치를 웃돌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석탄에서 가스를 뽑아낸 후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산과 슬래그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석탄을 완전 용융한 후 가스를 뽑아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산물의 중금속 함유량도 낮췄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IGCC는 석탄에서 가스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칠 뿐 발전방법은 가스복합과 차이가 없다”며 “이번 시운전으로 가스복합 수준의 친환경성을 증명한 만큼 향후 석탄화력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