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대개혁]<3>출연연 R&D 생산성 인건비 빼고도 미국 절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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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의 연구개발(R&D) 생산성이 3년째 내리 하락했다. 지난해에 하락세가 멈췄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부 기관 및 기업 매각 대금이 기술료 수입에 잡힌 것이어서 고른 성장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출연연은 이에 대해 정부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 대상으로 기술 무상 이전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건비 등을 포함한 투입량 대비 기술료 수입액으로 따지면 R&D 생산성은 드러난 수치 대비 절반으로 다시 떨어진다.

ETRI 등 일부 기관을 제외하면 미국 평균과 비교할 때 R&D 생산성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연 대개혁]<3>출연연 R&D 생산성 인건비 빼고도 미국 절반

◇R&D 생산성 해마다 줄어

24개 출연연의 R&D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2012년 4.29%이던 것이 2013년 3.69%, 2014년엔 3.30%로 매년 줄었다. 다만 지난해엔 원자력연 연구소기업 콜마B&H 매각 수익 484억원이 발생했다. 이 액수를 포함하면 지난해 R&D 생산성은 4.7%다.

R&D 생산성은 당해 연도 연구직접비(주요 사업 및 정부 수탁) 대비 기술료 수입으로 계산했다.

2012년 연구직접비 2조1138억원을 투입해 징수한 기술료는 907억원이었다. 2013년엔 2조2835억원을 투입해 843억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렸고, 2014년엔 2조 4316억원 투입으로 802억원의 기술료를 거둬들였다.

산업연구중심 6개 기관(ETRI, 생기원, 전기연, 화학연, 기계연, 재료연)만 따졌을 때 R&D 생산성은 7.5%로 다소 높게 나왔다. 이들 6개 기관에 투입한 연구직접비는 7705억원, 기술료 수입액은 576억원이었다. 미국 산업연구 중심 기관의 R&D 생산성은 10.0%, 독일 프라운호퍼는 7.7%다.

그러나 이마저도 ETRI와 기계연구원을 제외하면 미국 평균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산성 수치를 나타냈다. 2014년 ETRI와 기계연은 각각 10.22%, 8.90%였다. 전기연은 4.99%, 화학연은 4.33%, 재료연은 4.08%였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2년 이후 중소기업 소액·무상 기술 이전 증가와 경상기술료 확대 등 중소기업의 기술료 부담 완화 정책을 펼쳐서 생산성이 다소 떨어진 측면이 있다”면서 “약 133억원 줄었고, 이를 반영하면 R&D 생산성은 3.8% 수준으로 전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출연연 대개혁]<3>출연연 R&D 생산성 인건비 빼고도 미국 절반

이 관계자는 “2015년엔 콜마 BNH 지분 매각 수입이 잡혀 R&D 생산성이 크게 올랐다”면서 “대학 등을 포함한 R&D 생산성 평균은 캐나다나 EU보다 더 낫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인건비 포함하면 생산성 추가 하락

우리나라 출연연의 R&D 생산성은 인건비를 포함한 간접비를 빼고 계산한다. 연구에 투입되는 직접비만 따져 제대로 된 R&D 생산성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인건비를 포함한 R&D 생산성으로 따지면 현재 수준에서 3분의 1가량 추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건비를 포함한 KIST의 2014년도 총 예산은 2728억원이다. 같은 기간의 기술료 수입이 45억67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를 포함한 R&D 생산성은 1.6%로 떨어진다.

한국한의학연은 2014년도 총예산 547억원 대비 기술료 수입이 1억4500만원이다. 연구직접비로만 계산했을 때는 0.51% 나왔지만 총 예산으로 따지면 0.26%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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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보면 2014년도 24개 출연연 전체 총예산 규모는 4조2470억원이다. 기술료 총 수입이 802억원이기 때문에 R&D 생산성은 1.88%다. 연구직접비로 계산했을 때와 통계치에서 1.42% 차이가 난다.

출연연 기관장을 지낸 A기관장은 “생산성을 따질 때 투입된 자원을 연구직접비만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기술료 수입액에 숨어 있는 허수까지 포함하면 생산성은 더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차제에 연구평가시스템도 새롭게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산업기술 관련 출연연은 독일 프라운호퍼 방식 벤치마킹을 제안했다. 프라운호퍼는 기업이 현금을 투자한 만큼 정부가 매칭펀드를 투입한다. 이 때문에 평가를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 기업 투자가 곧 평가인 셈이다.

평가 전문가들은 이에 덧붙여 출연연 기술료 수입을 따질 때 경상기술료(러닝로열티)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이전은 했지만 이를 이전받은 업체가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할 뿐만 아니라 제품이 생산되더라도 출연연이 스스로 자신의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연연의 러닝로열티 수입 조사 결과는 현재 전무하다.

평가 기관에 근무하는 한 전문가는 “기술 이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러닝로열티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인력을 추가 배정해서라도 이전된 기술의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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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백만원, %)(자료:국가과학기술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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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건) 자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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