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전혜빈①] For 금수저 오해영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방송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에릭, 서현진, 이재윤 등 많은 배우들을 재조명시켰던 작품이다.

배우 전혜빈 또한 ‘또 오해영’은 본인의 인생 작품이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포상휴가까지 다녀왔지만 여전히 드라마에 대한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큰 사랑을 받은 작품과 함께하게 돼 기뻤고,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한다는 게 아쉬워요. 아직도 ‘또 오해영’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고 만감이 교차하지만 잘 마무리했기 때문에 기뻐요.”

‘또 오해영’에서 전혜빈은 공부, 운동, 성격, 외모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금수저 오해영(이하 금해영) 역을 맡았다.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전혜빈은 드라마 속 금해영의 완벽한 면모 때문에 부담을 가지기도 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미팅할 때부터 탁구와 마라톤 잘하는 지 물어보셨어요. 제가 잘하는 게 별로 없는데 다들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을 보고 제게 이런 캐릭터를 믿고 맡기셨는지 의심할 정도였죠. 예쁜 오해영 역할에 대한 부담도 상당히 심했고, 그때부터 탁구 연습도 하고 체력을 기르려고 운동도 꾸준히 했어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잘하려는 캐릭터였던 만큼 저도 그렇게 지내려고 노력했죠.”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서현진이 연기한 흙수저 오해영(이하 흙해영)은 여주인공인 만큼 전혜빈이 맡은 금해영 역할보다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얻는 캐릭터였다. 흙해영에게는 열등감의 대상이자 사랑하는 남자 박도경(에릭 분)을 놓고 연적이 된 금해영을 시청자들이 곱게 볼 리 없었다.

“제 역할이 이렇게까지 욕먹을 줄 몰랐는데 너무 속상했어요. 초반부에는 제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싫어하더라고요.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이렇게 욕을 먹는지 생각해보면 (서)현진이가 연기를 정말 잘했고, 시청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힘이 강했던 것 같아요. 금해영도 선한 캐릭터인데 무턱대고 미운 아이가 됐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속상하기도 했죠. 다음 작품에는 더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흙해영은 박도경을 좋아하게 된 후 제대로 정신 차리지 못할 만큼 그에게 푹 빠졌다. 전혜빈은 흙해영에게 박도경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했다.

“제가 (흙)해영이었어도 정말 박도경이 좋았을 것 같아요. 그는 오해영 트라우마가 있던 남잔데 드라마 제목처럼 또 오해영을 만나게 된 거고, 사랑해서는 안 될 상황에서 겨우 마음을 연거잖아요. 그만큼 어렵게 진심으로 다가온 남자가 해영이의 입장에서는 더 마음이 갈 거라고 생각해요.”

전혜빈은 극 중 가장 불쌍한 인물로 흙해영의 약혼남이었던 한태진(이재윤 분)을 꼽았다. 그는 결혼을 앞두고 박도경의 실수 때문에 감옥살이를 하게 됐고, 흙해영을 위해 모진 말로 파혼을 통보한 인물이다.

“실제로는 한태진이 정말 불쌍하죠. 잘못한 거라고는 한 여자를 사랑한 죄밖에 없고, ‘밥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고 말한 게 유일한 실수인데 너무 딱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전혜빈은 극 중 금해영이 마치 본인의 모습인 것처럼 완벽하게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실제로는 현진이가 금해영에 가까워요. 노래, 춤, 연기, 운동까지 못하는 게 없어요. 저는 사랑 받고 싶어서 아등바등했던 모습들이나 사람들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노력 등 성격적인 모습이 금해영과 닮아있던 것 같아요. 외형을 떠나서 금해영의 내면적인 부분들은 저와 75~80% 정도 비슷해요.”

몇 개월 동안 금해영으로 살았던 전혜빈은 정든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해영이는 정말 행복해지고 싶었을 거예요. 진정으로 행복했거나 사랑받았던 적 없었죠. 진심으로 행복해져서 엄마와 갈등도 풀고 본인을 진심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