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만여다발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처분 시간표가 나왔다.
정부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전략위원회와 기획추진단을 가동한다. 근거 법이 되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절차에 관한 법률`도 제정한다. 고독성물질 분리·연소를 활용한 독성 감쇄 기술과 나아가 이를 재활용하는 고속로 실증연구도 벌인다.
정부는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 계획`과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 개발 및 실증 추진 전략`을 심의, 확정했다. 위원회는 사용후핵연료가 지금까지의 누적분과 앞으로의 예상분을 합쳐 경수로형 9만다발, 중수로형 66만4600여다발, 연구용원자로 2100여다발이 각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 핵심인 시설 부지의 선정은 엄밀한 지질 조사 등 부지 적합성 평가를 거쳐 과학적 타당성을 확인하고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등 투명한 절차와 방식을 따른다는 객관화 원칙을 재확인했다.
부지 선정 기간은 12년으로 두고 공모 방식을 원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주민 의사를 확인한 후 심층 조사하는 순으로 진행한다. 그 이후 중간저장시설(약 7년)과 지하연구소(약 14년)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인허가용 지하연구소에서 실증연구 후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은 별도 부지에 마련할 예정이다.
관리시설 확보 이전에 발생할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부지 내에 건식 저장할 계획이다. 월성원전은 2019년, 한빛·고리원전은 2024년에 각각 포화된다.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 개발 및 실증 추진 전략`에는 파이로프로세싱을 포함한 사용후핵연료 내 고준위방사성폐기물량·처분면적 및 관리기간 최소화를 위한 부피·독성 저감 기술 개발 계획을 담았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초우라늄원소(TRU) 연료를 제조하고 이를 고속로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신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발효로 우리만의 독자 수행이 가능해진 영역이다.
정부는 미래원자력시스템을 추진해 파이로 기술이 핵연료 무기화와 상관없는 핵비확산성을 입증하고 고독성물질 고속로 연소 및 처분 기술 개발을 추진, 핵연료의 독성과 부피를 줄인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소듐냉각고속로 등 한·미 공동 파이로 기술의 타당성 입증에 우선 주력한다.
기술 개발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국제포럼(GIF)에 참여하는 국가(한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와의 기술 정보 교류·시설 공동 활용도 강화할 계획이다.
황 총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면서 “관련 법률 제정과 실행 독립 기구 운영 등 제도 장치를 갖춰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 기본 계획을 장기간에 걸쳐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용후핵연료 발생치와 전망치 (자료:산업부)>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