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밸리록] 4년 만에 ‘안산→지산’으로 돌아온 ‘밸리록’ 자존심 지켰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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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윤효진 기자] ‘2016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이하 ’밸리록‘)’이 4년 만에 지산으로 돌아와 지난해 오명을 깨끗이 씻어내며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의 자존심을 지켰다.

‘밸리록’은 2009년 경기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시작해 올해 7회를 맞았다. 2013년 ‘밸리록’은 CJ E&M과 안산시 대부도 바다향기테마파크에 페스티벌 전용 부지를 조성하며, 지산에서 안산으로 옮겼다. 하지만 지난해 안산시는 감사원의 규정을 어기고 대부도 간척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가 적발돼 ‘밸리록’은 또 다시 지역을 옮기게 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CJ E&M은 안산 대부도에서 지산으로 페스티벌 개최 지역을 변경하며, 4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은 많은 양의 비로 인해 부지가 개펄이 되며 관객들은 불편함 속에서 공연을 관람해야 했다. 악취와 벌레 속에서 페스티벌을 즐겨야 했던 관객들의 불만은 페스티벌이 끝난 후에도 폭주했다. 또한 경호를 맡았던 경호업체 ‘강한 친구들’은 모터헤드 공연 중 관객들의 슬램과 헹가래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한 관객을 폭행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밸리록’의 자존심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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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은 ‘밸리록’의 시작점인 지산에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주최 측은 지산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아티스트, 관객, 파트너사가 가지고 있는 ‘밸리록’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강한 열망을 담아 지산리조트로 이동했다. 더욱 진정성 있는 페스티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라며 “스태프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장소인 만큼, 페스티벌 개최에 알맞은 장소”라고 밝혔다.

올해 ‘밸리록’은 ‘플러그 인 뮤직 앤드 아트(Plug in Music &Arts)’라는 슬로건으로 음악, 예술, 자연을 아우르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뮤지션뿐만 아니라 김영나, 씨오엠, 유어마인드, 길종상사, 신도시 등 예술가들이 아트디렉터로 참여해 예술적 체험과 휴식 공간을 동시에 마련했다.

또한 록부터 힙합, 알앤비, 일렉트로닉, EDM 등 다양한 음악 장르의 확대성을 보여줬다. 라인업에 대한 관객들의 평은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겠지만, 레드핫칠리페퍼스, 제드, 디스클로저, 스테레오포닉스, 버디, 비피 클라이로, 트래비스, 트로이 시반 등 다양한 장르의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하며 ‘밸리록’의 자존심을 지켰다.

또한 감칭완밴드, 이소라,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 바이바이밴드맨, 쏜애플, 로다운30, 솔루션스, 혁오, 해리빅버튼, 후추스, 신현희와 김루트 등 국내 명실상부 밴드들을 라인업에 올리며 어느 때보다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시켰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과 리조트 내 부대시설로 인해 관객들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음식을 섭취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또한 지난해에 비해 많이 배치 돼 있었으며, 공연장 뒤편에는 캠핑 의자와 텐트를 설치해 자연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스테이지간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어 공연 중 리허설을 하는 소리 겹침이 없어 관객들은 공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조트 내 화장실 외 이동화장실이 관객 수에 비해 현저히 적었던 적어 관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CJ E&M 관계자는 “지산의 단점으로 꼽혔던 숙소와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숙박과 셔틀버스 상품을 늘렸다. 또한 귀가 차량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헤드라이너의 공연 시작 시간을 30분 이상 늦추는 등 타임테이블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산 리조트 주변의 민박 및 상인들은 공터에 유료 주차장을 마련해 1일 1만 5000원에서 2만원의 주차비를 받았으며, 3일 주차는 5만원을 받으며 한몫 제대로 챙겼다. 또한 평소 10만원에서 15만원(1박 기준)의 방값이 ‘밸리록’ 기간에는 3~50만원까지 치솟으며 관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웠다.

또한 지난해 관객 폭행으로 안전 문제로 지적 받았던 경호업체가 수호대로 교체되며, 관객들의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많은 경호원과 안내원이 투입됐음에도 페스티벌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되지 않은 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밸리록’은 본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지산에서 도심형 페스티벌과 차별화 하며 ‘밸리록’만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72시간 동안 총 70여 개 팀의 무대를 성공리에 마치며 국내 최대 체류형 페스티벌의 자존심을 지켰다.

사진=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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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 ‘밸리록’에 참석한 관객 이혜린 씨(28)는 “‘밸리록’이 지산으로 돌아와 만족스럽다. 라디오헤드가 출연한 이후 오랜만에 왔는데, 당시 불편했던 문제들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 특히 공연이 끝나고 리조트 인근을 빠져나가는 데만 긴 시간이 걸렸는데 올해는 큰 불편 없이 귀가할 수 있었다”며 “라인업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이는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쾌적한 자연 환경 속에서 음악을 즐기다 돌아간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객 김민숙 씨(48)는 “지산만의 매력이 있는 페스티벌이다. 편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단독 공연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비해 관객들을 위해 주최 측이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다. 무더위 속에서도 큰 불편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며 “공연에 임박해 숙소를 구하려 했지만, 평소에 비해 2~3배 비싼 가격으로 불러 서울-지산을 3일 동안 오갔다. 4년 전과 다름없는 한철 장사로 이익을 보려는 주민들의 마음은 달라진 게 없어 보여 아쉬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CJ E&M은 “기본 시설물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는 리조트에서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자체 콘텐츠도 헤외 페스티벌에 버금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며 “아티스트, 관객, 파트너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페스티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이천=윤효진 기자 yunhj@en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