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할리우드 톱배우 리암 니슨과 이정재의 만남, 순 제작비만 150억 원 이상이 투자된 대작이라는 정보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리암 니슨이 등장하는 첫 신에서 영화는 웅장하고, 첩보물을 연상시키며 스타일리쉬한 전쟁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 감독 탓에 영화는 첫 장면 이후엔 이도 저도 아닌 헛헛한 이야기로 남았다.
영화는 6ㆍ25전쟁이 발발하고 남한이 한 달 만에 낙동강 주변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빼앗겼을 때, 반격을 위해 맥아더(리암 니슨 분)가 8인의 첩보원을 인천으로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맥아더의 지시로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 분)는 북한군으로 위장 잠입해 북한의 기뢰 정보를 빼내기 위해 노력하고, 북한군인 림계진(이범수 분)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를 연기한 이정재ㆍ이범수는 자연스러운 북한 말투나 러시아어를 구사하며 실제인 듯한 현장감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후의 모습은 실망스러움뿐이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리암 니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에 리암 니슨은 뭐라도 할 것처럼 등장하지만, 끝까지 그는 무엇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내용상 리암 니슨과 이정재의 케미스트리까지는 볼 수 없더라도 어느 정도의 맞붙는 신을 기대할 수 있을 법 하다. 하지만 둘이 함께 있는 신은 거의 없으며, 마치 전쟁을 주제로 만든 외국영화와 한국영화를 하나의 영화로 편집해놓은 것처럼 보일 정도다.
리암 니슨뿐만 아니다. 모든 캐릭터들은 다 따로 논다. 캐릭터들끼리 관계 설정이 된 것이 없어서 동료가 죽어나갈 때도 슬프지가 않다.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야 하는데, 그 과정을 쌓지 않고 터트리려고 하니 그 파장이 작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슬픈 장면이 시작되면 과하게 슬픈 음악이 바로 따라 나와 감동을 억지스럽게 주려고 한다.
이렇게 관계 설정이라든가 출연진들의 케미스트리는 빼버리고 쓸데없는 장면은 등장한다. 장학수와 간호사 한채선(진세연 분)의 갑작스러운 러브라인이 특히 그렇다. 장학수와 한채선이 호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저 둘이 주인공이기 때문인 듯 보인다. 또한 도련님과 하인으로 보이는 군인의 이야기 역시 방해 요소다.
가장 쓸데없는 장면은 소년병이 나오는 장면이다. 이재한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 맥아더 장군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켈로 부대원, 그리고 다른 숭고한 희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맥아더 장군이 소년병을 구원해주는 듯한 이 장면은 굉장히 모순된 장면이다.
특히 이들이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이유는 그저 북한군이며, 남한군이기 때문이지, 그 이상의 이유는 없다. 어느 것이 맞다할 수 없으나 그들의 ‘고민’ 역시 느껴지지 않아 관객의 공감을 모으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리암니슨과 이정재 등은 아우라를 발산하고, 박철민은 생활 코믹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성웅ㆍ김선아ㆍ추성훈ㆍ김영애 등이 특별출연해 고생했다. 하지만 이들을 뒷받침해주는 장면은 없었다. 결말 역시 너무나 많은 영화에서 봐왔던 장면이라 무안하다. 오는 27일 개봉.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