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0%, 퇴근 후 업무지시로 수면장애·우울증 호소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확산 위한 4대 공동캠페인 추진

직장인 70%, 퇴근 후 업무지시로 수면장애·우울증 호소

# 카톡! 직장인 4년차인 류수훈(28세‧남)씨는 밤낮없이 울려대는 휴대폰 메신저 소리에 불면증에 시달린다. 이는 직장 상사의 업무지시 때문. 그는 귀가 후에도 쉴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차라리 핸드폰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한다.

# 회사원 이지은(31세‧여)씨는 주말을 가리지 않는 야근과 회식, 퇴근 후 업무지시로 ‘마음의 병’을 얻었다. 이씨는 어느 날부터인가 무기력감과 동시에 사무실에 있다가도 문득 눈물을 흘려 이상하다 싶어 의사를 찾아갔다 우울증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이 있었지만 혹시라도 인사 상 불이익을 받을까 싶어 당장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업무시간 외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업무지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스마트폰 사용 직장인 1,200여명을 대상으로 업무 시간 외에 모바일 메신저로 업무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4%가 ‘업무 시간 외 핸드폰 메신저로 업무 연락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업무시간 외에 연락한 이유는 ‘업무 처리를 시키기 위해서’, ‘급한 상황이 발생해서’, ‘파일 위치 등 질문이 있어서’, ‘업무 스케줄을 정하기 위해서’ 등 다양했다. 이로 인해 직장인들은 퇴근해도 퇴근 한 게 아니라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핸드폰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우울증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30일 서울고용센터에서 관계부처, 경제5단체, 여성경제인단체,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가정 양립 민간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민관협의회에서는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4대 공동캠페인으로 ▲휴가사유없애기 ▲근무시간 외 전화, 문자, 카톡 사용 자제 ▲5가지 일‧가정양립 저해어와 권장어 선정‧공유 ▲CEO 직접참여 기업문화 개선 등을 올 하반기부터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 중 ‘근무시간 외 응답문자 캠페인’은 근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등이 왔을 때 이를 개인차원에서 거부하는 경우 무례하게 비춰지는 등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기관 차원의 공동 응답 문자 등을 개발‧활용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김제이 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