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통신 표준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5G 후보 기술인 매시브 다중입출력(Massive MIMO) 통신 알고리즘 개발을 간소화할 도구가 나왔기 때문이다.
매시브 MIMO 시연에 드는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5G 표준을 두고 매시브 MIMO와 각축을 벌이는 밀리미터파 통신 시험 장비도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해야 표준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기 때문에 사활을 걸 태세다.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는 3일(현지시각) `NI위크 2016`에서 통신 알고리즘 개발 도구 `랩뷰 커뮤니케이션즈 2.0`을 발표했다. 랩뷰 커뮤니케이션즈는 NI 고유 프로그래밍 도구 `랩뷰(LabVIEW)`의 파생 모델이다. 복잡한 기능을 제거하고 통신 알고리즘 설계에 특화했다. 지난 2014년 1.0 출시 이후 약 3년 만에 신제품이 나왔다.
랩뷰 커뮤니케이션즈 2.0은 `매시브 MIMO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핵심 기능으로 내세웠다. 매시브 MIMO를 구현할 수 있는 일종의 예제 알고리즘 꾸러미다. 주어진 예제를 변경해 연구자가 원하는 MIMO 알고리즘으로 만든다. 이를 NI USRP리오 같은 하드웨어(HW) 플랫폼에서 시연해 검증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리즘을 자체 설계할 때보다 시연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기존보다 간편하게 MIMO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브리스톨대는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매시브 MIMO로 세계 최고 스펙트럼 효율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앤드루 닉스 브리스톨대 학장은 “NI MIMO 프레임워크는 우리 팀이 한 발 앞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줬고, 소프트웨어(SW)와 HW 간 상호작용을 통해 이론을 실제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매시브 MIMO는 5G 후보로 거론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의 하나다. 송·수신 안테나를 대폭 늘려서 기지국 용량과 체감 속도를 개선한다. 롱텀에벌루션(LTE)에서는 2~4개의 안테나가 사용되지만 매시브 MIMO는 100개 이상의 안테나가 활용된다. 랩뷰 커뮤니케이션즈 2.0이 제공하는 프레임워크에서는 안테나를 4~128개 적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도 매시브 MIMO 연구와 시연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시연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화웨이와 매시브 MIMO 시연에 성공하며 이 기술이 LTE 대비 1000배 이상 전송 용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AT&T는 밀리미터파 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전용 장비를 도입했다. 밀리미터파 통신 역시 수십 기가헤르츠(㎓) 고주파를 활용하는 5G 후보 기술이다. 안테나를 늘리는 대신 주파수를 높여서 5G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전략을 취한다. MIMO 진영과 5G 표준을 두고 각축을 벌인다.
AT&T는 73.5㎓ 대역의 밀리미터파 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 개발을 위해 NI `밀리미터웨이브 트랜시버 시스템`을 도입했다. RF 계측기와 라디오헤드로 구성된 밀리미터파 시험 장비다. 기본인 송·수신 성능을 테스트하고, 다양한 통신 환경 시나리오를 수집한다.
NI 관계자는 “5G는 아직 표준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먼저 자신의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시연하는지가 표준 선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좀 더 빠르게 5G에 다가서려는 고객 수요에 맞춰 솔루션과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틴(미국)=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