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국립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점 3.2, 토익 점수 없음, 토익스피킹 IM1으로 취업에 성공한 이가 있다. 그는 자신이 취업 준비를 하며 겪었던 일과 느꼈던 생각이 취업준비생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바란다.
▲국내 제약사 영업부에 소속한 박진현이다. 부산 한국해양대학교 재학생이며, 졸업은 2016년 8월로 생각하고 있다. 본격적 구직활동은 2015년 9월(4학년 2학기)부터 시작해서 약 10개월 동안 했다.
-신문과 제약 관련 자료를 스크랩했는데, 몇 개월 동안 했나.
▲신문 스크랩은 2015년 1월에 처음 시작했다. 그 때는 기사 스크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기사를 모두 스크랩했다. 그러다 보니 신문의 반이 스크랩됐고, 시간도 세 시간이 걸렸다. 3개월을 했는데 4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신문 스크랩을 조금씩 등한시 여겼고, 결국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다.
10월에 다시 시작해 2016년 6월까지 약 9개월 동안 했다. 이번에는 신문을 읽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 하나만 스크랩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붙어서 글이 점점 더 빨리 읽혀졌고, 스크랩 부담도 적어 하루에 최대 1시간만 투자했다.
신문 스크랩은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반적 사회 이슈와 의학, 제약 분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했다. 꾸준한 신문 스크랩으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현재 중요하게 다루는 이슈를 잘 알 수 있었다. 기사마다 코멘트를 적으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고, 이것은 자기소개서에서 `현재 제약 사업의 트렌드 및 방향`을 설명하며 제약업에 지원한 동기 및 배경을 설명하는 데 조금 더 논리적이고 내 생각이 포함된 글로 쓸 수 있었다.
토론 면접에도 큰 도움이 됐다. 한 기업 토론면접에서 약물 복용으로 인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허용에 관한 찬반 주제를 주었다. 나는 박태환 사태를 잘 알고 있었기에 어떤 부분에서 충돌하는지,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었다. 신문 스크랩을 하면서 면접에서 현재 사회 이슈나 업계 동향 등을 묻는 질문에서 내 답변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남들보다 잘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학을 포기하기 쉽지는 않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방학 동안 토익 학원도 다녀보고, 학업과 병행하며 독학으로 영어 공부도 해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게 과연 나에게 꼭 필요한 스펙인가`에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토익은 시작과 동시에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대신 `OPIc을 해서 커트라인 점수만 맞춰 놓자`라는 생각과 함께 스피킹을 준비했다.
토익 포기가 큰 도박일지 모른다. 하지만 면접에서 그 어느 면접관도 토익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토익은 직무에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제약 영업사원, 약사, 의사를 직접 만났는데, 어떤 식으로 접촉했나.
▲약사와 의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찾아간 약국 및 병원은 몇 십 군데 됐다. 약국보다 병원이 더 찾아가기 어렵다. 이들에게 물었던 질문은 약의 기전, 약에 대한 환자 반응, 해당 약품의 실제 시장 점유율, 약에 대한 생각 정도다.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 갔다. 그러면서 미래의 고객이 될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파악했다.
병원이 너무 바쁘면, 손님이 돼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봤다. 직무 준비를 위해 찾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명함을 받았다. 대학병원에 가면 병원 내에서 이동 중인 의사가 아주 많다. 정중히 인사하고 소개 및 찾아간 목적과 궁금한 것을 물으면 대부분 간략하게라도 말해준다.
반면에 약국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손님이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없을 때 약국에 들어가거나 들어간 후에 손님이 있으면 손님이 용무를 보고 갈 때까지 기다렸다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내 질문에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쁘다고 손사래치며 나가라는 사람도 있었다. 나가라고 할 땐 그냥 나왔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약국이 또 있다. 퇴짜를 맞아도 크게 상관은 안 했다. 후에 영업할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 오히려 더 좋았다. 약사도 약국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를 통해 약품 정보 및 특징과 시장의 실제 반응을 알 수 있었던 점,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의사와 약사를 이제는 전보다 편하게 느끼게 됐다는 점, 사람 성향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을 수 있었던 점 등 많은 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제약 영업부는 무슨 일을 하나. 해당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제약 영업은 의사 및 약사에게 약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다.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 제품까지 공부해야 한다. 의료 기술이나 약에도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서 고객과 대화가 가능해야 한다. 고객을 상대할 일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취업준비생에게 한 마디.
▲토익 점수 890에서 한 달을 투자해서 900을 만들었다고 해도 나중에는 950과 비교할 것이다. 남들과 달라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