켐트로닉스가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 차량통신(V2X) 모듈 인증을 취득하고 실차 테스트에 돌입했다. 통신모듈 성능과 규격에 대한 공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한 신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켐트로닉스(대표 김보균)는 최근 자사 V2X 통신 모듈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차량 통신 시스템 스테이지3` 인증을 통과했다고 8일 밝혔다.
TTA 인증은 V2X 기반 기술인 `IEEE 802.11p` 규격 무선통신의 국내 유일 인증이다. 통신 성능을 인정받은 셈이어서 상용화 및 실제 적용 가능성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이번 인증을 발판으로 국내외 영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V2X 시스템은 차대차(V2V), 차대인프라(V2I), 차대사람(V2P) 등 차량과 사물 간 통신으로 안전·편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장비다. 혼잡구간 회피, 추돌사고 방지, 교통사고 알림 등이 V2X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통신과 결합하는 자동차, 즉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로 V2X가 주목받는 이유다.
켐트로닉스는 지난해 초 신사업본부 내 전담조직 꾸리고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30년 넘게 전자부품·화학 사업에만 주력했던 회사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는데, 올해는 수신 감도와 송신 출력을 상용 수준에 맞춘 2세대 플랫폼을 내놨다. IEEE 802.11p 규격 NXP 통신 칩 위에 1609.x 소프트웨어(SW) 스택을 얹었다. NXP에서 공급받는 칩을 제외한 모든 기술을 내재화했다.
시험은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과 동일 수준으로 이뤄졌다. C-ITS 5.9㎓ 대역 무선통신 시험규격서를 근거로 송수신 시험을 실시했다. 송신 출력(19.90dBm)을 비롯한 9개 주요 항목을 모두 충족했다. V2X 모듈 성능을 공인받는 동시에 C-ITS 참여 기관·기업과 협업 발판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켐트로닉스는 V2X 플랫폼을 활용한 실제 서비스 점검에도 나섰다. 대구시 소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주행시험로에서 전방추돌방지(FCW), 비상제동경고(EEBL), 교차로이동보조(IMA) 서비스 실차 테스트를 실시했다. 주변 차량과 통신으로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경고를 보낸다. 서비스 시험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서비스 규격(J2945)을 준수했다.
FCW와 EEBL은 추돌 사고를 방지하는 V2X 핵심 서비스다. 차량 탑재 센서 기반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FCW보다 진보된 기능이다. 앞 차에 가려 비상정지 차량이 식별되지 않는 경우에도 추돌을 막을 수 있다. 센서가 아닌 통신으로 앞차와 거리, 비상정지 차량 유무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TTA 인증은 V2X 모듈 규격과 성능 개선 성과를 외부에서 공인받은 것”이라며 “향후 추진할 양산화와 추가 제품 출시, 국내외 영업에 힘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