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아슬란` 생산라인 가동 일시 중단

현대자동차가 플래그십 세단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아슬란`이 출시 1년 10개월 만에 생산라인을 축소한다. 판매량 급락으로 재고 물량이 쌓인 탓이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등 아슬란 부활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 생산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아슬란`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아슬란` (제공=현대자동차)

8일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아산공장은 아슬란 생산라인 가동의 일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이 대폭 감소, 재고 물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재고 물량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 다시 생산을 재개, 판매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그랜저, 쏘나타, 아슬란 등 3개 차종을 하루에 1100여대 생산했다. 이 가운데 아슬란이 차지하는 생산 비중은 7~8%였다. 나머지 생산 역량은 쏘나타와 그랜저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슬란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80% 줄면서 생산 물량을 더욱 줄였다. 지난해 월 평균 700~800대 생산하던 물량이 현재 100대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은 지난해까지 월 평균 700대 이상 생산했지만 올해에는 판매가 미진해 생산량을 매월 줄이고 있다. 재고도 계속 쌓이고 있어서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것”이라면서 “아슬란 단종을 위한 생산 중단이 아니라 재고 소진과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신형 그랜저(IG) 시험 생산 등 생산라인 운영 효율화를 위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아슬란 판매량 (제공=현대자동차)
2016년 아슬란 판매량 (제공=현대자동차)

아슬란은 대기업 임원 인사가 있는 연말과 연초에는 월 평균 1000대 이상 판매됐지만 평소에는 월 평균 600여대밖에 안 팔렸다. 올해에는 기아차 신형 K7, 한국지엠 임팔라 등 경쟁 차종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월 평균 168대 팔리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으로 역할을 맡기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많은 변화를 준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은 아직까지 생산 중단이나 단종 계획이 없는 차종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현재 재고물량도 연식 변경 모델이 출시되면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진 가능하고, 국내 영업과 마케팅 쪽에서 판매 증대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