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리우올림픽 응원이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제31회 리우올림픽 개막 후 많은 국민이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을 듣기 위해 새벽까지 TV앞에 앉아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시차는 12시간이다. 전문의들은 이로 인해 늦은 밤부터 꼭두새벽까지 올림픽 경기를 보는 것은 자칫 건강에 해를 입힐 수 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인체는 낮에 깨어 있고 밤에 잠을 자는 리듬에 맞춰져 있다. 흔히 생체시계라 한다.
생체시계는 수면과 면역을 관장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유지된다. 멜라토닌은 해가 지면 분비가 늘고 한밤중에는 낮보다 10∼50배 이상 증가한다.
올림픽 경기를 보느라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인체 멜라토닌 분비는 원활하지 않게 되고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높은 습도 또한 면역력 저하의 한 요소다.
수면 시간대에는 인체 활동량도 현저히 줄어든다. 때문에 이 시간에 치킨이나 피자 등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새벽 야식은 피하고, 먹더라도 과일 등 열량이 적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카페인의 커피, 탄산음료, 맥주 등은 생체리듬에 악영향을 미치고 위장장애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대체 음료로 녹차나 허브차 등을 권장한다. 녹차나 허브차는 식욕 억제와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음식을 섭취했다면 소화를 돕기 위한 적당한 활동도 필요하다.
올림픽을 보다 그대로 앉은 채, 또는 비틀어진 자세로 자는 것은 허리, 관절 등에 무리를 준다. 정상적인 소화를 방해하고 심하면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 야식을 먹고 바로 자는 것은 물론 나쁜 자세로 잠드는 것도 피해야 할 습관이다.
새벽까지 이어진 응원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다음날 TV시청을 미루고 최소 6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 때 기상, 식사 시간 등을 평소처럼 지켜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일 낮시간에 15∼20분 정도의 낮잠은 도움이 되지만 30분 이상은 오히려 생체리듬을 깨트릴 수 있다.
생체리듬이 깨지면 자려고 해도 잠이오지 않게 된다. 이럴 때 억지로 누워있기 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 후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영도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늦은 밤 TV중계를 볼 때 주변 조명을 너무 밝게 하는 것도 생체리듬을 해치는 한 원인”이라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은 흥분 상황을 피하고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춰 TV시청과 응원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