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대중문화부] 사실이냐 허구냐를 떠나 첩보물-스파이물을 좋아하는 영화 팬들을 흥분시키는 단어는 ‘007’ 그리고 ‘제이슨본’ 일 것이다. 9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제이슨본을 영화 속에서 등장한 무기를 통해 감상해보자.
가장 먼저 제대로 된 총격전이 시작되는 곳은 그리스 산타그마 광장 데모신이다. 산타그마 광장은 언제나 반정부 데모가 있는 곳이자 반정부 그래비티가 그려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분위기가 일치했다.
제이슨본과 여자동료를 저격하는 저격수는 이 장면에서 FN사의 SCAR-L을 사용한다. SCAR-L는 5.56mm탄을 사용하는 소총으로 미군 특수부대 일부와 한국군 707 대테러 특임대에서 사용한다. 저격총으로는 7.62mm SCAR-H가 더 널리 쓰이지만 300미터 내에서 좋은 탄을 사용하면 SCAR-L도 상당한 저격효과를 볼 수 있고 더욱이 저격수가 비노출로 저격총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교적 크기가 작은 SCAR-L이 영화 콘셉트 상 더 잘 어울렸던 거 같다.
지하철에서 동료의 컴퓨터와 가방을 찾는 장면에서는 HK사의 USP 권총이 잠시 보인다. 하지만 이 총기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USP는 잘 만들어진 더블액션-싱글액션 방식 권총으로 독일군은 물론 해외 대테러 부대와 국내 대테러 부대 일부가 사용했으며 현재는 점점 글록과 시그의 신형 권총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런던에서 제이슨본은 시그사(SIG SAUER)사의 P229로 보이는 권총을 탈취해서 사용한다. 이 장면 이후부터 나오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소속 작전팀과 경호팀 대원들 모두 시그사의 권총들을 사용한다. 시그사 권총을 CIA에서 사용을 하긴 했지만 사실 그리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 대통령 경호국 경호관들은 SIG 228권총을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다. CIA 국장의 경호팀들이 시그사의 권총을 사용하는 건 이런 개연성 때문에 썼던지 아님 최근 자사의 할리우드 마케팅에 관심을 쏟는 시그사에서 영화 관계자에게 열과 성을 다해 마케팅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신에서 저격수는 SIG사 556으로 보이는 총기를 사용한다. 유럽에선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는 FN사의 저격총을 사용하더니 미국으로 건너와 이젠 미국 회사가 된 시그(SIG)사의 저격총을 사용하는 건 자국 제품 애용심인지 아님 우연의 일치 인지 모르겠다.
군사전문기자를 떠나 영화 본시리즈의 팬의 한사람으로서 9년 만에 찾아온 새로운 영화에 많은 기대를 하고 영화관을 찾았다. 하지만 개인적인 평으로는 이번 편이 가장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 아니었나 싶었다.
제이슨 본 특유의 긴박함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특히 라스베이거스에서 은밀히 도망을 쳐야 하는 암살자(저격수)가 하필이면 차량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경찰특공대의 방탄장갑차량을 타고 도망가면서 차량들을 깔아뭉개는 장면은 돈만 많이 쓴 불필요한 장면으로 느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