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은 안팎에서 쉽지 않을 것이던 자회사 피앤씨테크를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올려놓았다. 글로벌 수요 침체, 전력기기 단가 하락으로 일었던 걱정은 높은 공모율과 1조가 넘는 청약증거금으로 말끔히 씻겼다. 피앤씨테크 공모율은 680대1, 청약금은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으로 피앤씨테크는 265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이 회장은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라며 “그만큼 중요했고 긴장했다”고 말했다.
광명전기그룹 구상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이 회장은 “피앤씨테크 상장으로 광명그룹의 큰 그림이 완성됐다”며 “계열사 공장을 모두 집결한 제조타운을 구축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제2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피앤씨테크 상장은 신청부터 험난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정체에 빠진 전력시장을 의식해서인지 회사 경쟁력과 성장성을 의심했다. 이 회장은 3년간 매출을 매년 40%씩 늘릴 수 있었던 원동력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피앤씨테크 매출은 2013년 124억원에서 2015년 240억원으로 뛰었다. 배전자동화단말장치(FRTU), 디지털보호계전기 등 2개 세계일류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수주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터키 디지털보호계전기 시장은 30~40%나 점유했다. 유럽, 북미, 동남아 등 30여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국 GE 제품을 국산화해 남제주화력에 공급했고, 철도시설공단에 납품한 고장점표정장치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개발 및생산한다.
올해도 성장세는 여전하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28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85% 늘었다. 매출은 109억8300만원으로 77.8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0억1800만원으로 62.35% 뛰었다.
이 회장은 “피앤씨테크는 기술집약형 기업으로 중전기기 시장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상장 확보 자금은 기술인력 채용과 연구개발(R&D), 공장 증설에 우선 투입한다.
경쟁사와 기술격차를 늘리는데도 집중한다. 필요하다면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계획이다.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작업도 시작한다. 이 회장은 “전통 전력사업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아우르는 전력 전문 그룹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전기는 피앤씨테크와 광명SG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광명SG는 태양광발전시스템 개발과
시공을 주로 해왔다. 오는 10월쯤 ESS, IoT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새로운 사업영역에도 첫발을 딛는다.
현재 흩어져 있는 3개 기업 사업장과 제조 공장을 한데 모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광명전기를 필두로 피앤씨테크, 광명SG 사업 연관성이 깊고 융합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3개사 공장을 집결하면 품질, 창의력 등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며 “해외 바이어가 우리 공장을 방문했을 때 제품 생산 전 과정을 보여주면 신뢰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명이라는 브랜드를 보면 알짜, 강소 전력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0년 매출 5000억원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중기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