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SKC솔믹스 태양광사업 인수한다

SKC솔믹스 경기도 평택 추팔산업단지내 공장에서 완성된 잉곳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SKC솔믹스 경기도 평택 추팔산업단지내 공장에서 완성된 잉곳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웅진에너지가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를 인수한다. 지난달 E&R솔라 인수에 이은 계속되는 덩치 불리기다. 중국 기업에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 어려움을 겪어 온 우리나라 잉곳·웨이퍼 업계가 웅진에너지 단독 체제로 일원화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는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를 전격 사들이기로 했다. 현재 계약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계약을 완료한다. ▶관련기사 17면

SKC솔믹스 내부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매각 조건, 방식, 대금 등은 계약에 따라 최종 결정될 것”이라면서 “아직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SKC솔믹스의 경기도 평택 사업장 내 잉곳 그로잉·웨이퍼링 장비, 사업부 인력을 넘겨 받는다. 사업권 양수도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그동안 잉곳·웨이퍼 제조 분야에서 경쟁해 왔다. SKC솔믹스의 잉곳·웨이퍼 생산 능력은 각각 연 180㎿, 120㎿ 규모다. 웅진에너지의 잉곳 생산 능력은 10배인 연산 1.3GW 안팎이다. 인수합병(M&A)으로 규모 확장보다는 SKC솔믹스의 웨이퍼링(잉곳을 웨이퍼로 자르는)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웅진에너지는 웨이퍼링 기술 내재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잉곳 대비 웨이퍼 생산 비율은 40%에 불과하다. 대다수 태양전지 제조사가 웨이퍼 형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약점이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공법 안착에 어려움을 겪다가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신규 투자까지 막혔다. 미국 선에디슨에 잉곳을 공급하며 근근이 버텼지만 최근 이 회사의 파산으로 고정 수요처마저 잃었다. 정상 영업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웨이퍼링 기술 확보가 필수였다.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 인수는 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카드다. SKC솔믹스는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공법 수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유통되는 웨이퍼 두께는 0.18㎜다. SKC솔믹스는 웨이퍼 두께를 0.14㎜까지 얇게 자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같은 길이의 잉곳에서 더 많은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어 태양전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

SKC솔믹스는 주력인 반도체 소재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태양광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에너지는 사업 경쟁력을 단번에 제고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 배양 차원에서 양사 간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이번 인수로 우리나라 태양광 잉곳·웨이퍼 제조업계는 웅진에너지 단독 체제로 새판이 짜인다. 웨이퍼 원가 경쟁력을 확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가격에 따른 득실도 따져야겠지만 웅진에너지가 웨이퍼링 기술 확보를 통한 제조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었다”면서 “웨이퍼 생산량을 늘리고 모듈 사업에 뛰어든 웅진에너지가 얼마나 빨리 실적 개선에 성공하느냐가 M&A 성패를 가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