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다각화전략 통했다...벌써 작년 영업이익 넘어서

SK가스가 투자회사 SK어드밴스드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첫번째 사업다각화 카드가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신사업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 전경
SK가스가 투자회사 SK어드밴스드 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첫번째 사업다각화 카드가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신사업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 전경

SK가스가 새롭게 진출한 가스화학 사업 연착륙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냈다.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유통 위주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빼든 첫 번째 카드다. 석탄화력, 신재생 등 신사업도 연이어 궤도에 오른다.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춰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는다.

SK가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2조4609억원, 영업이익 1053억원, 당기순이익 871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2%, 188% 늘었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96억원)도 넘어섰다.

LPG 내수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SK가스의 올해 상반기 LPG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57.5%(68만7000톤)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LPG 판매량 증가분은 61만6000톤이다. 내수 수요 증가분 대다수를 SK가스가 흡수한 셈이다. SK가스 상반기 내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5% 상승해 45.4%까지 치고 올라왔다.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추진한 화학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K가스는 사우디 APC, 쿠웨이트 PIC 3자 합작으로 SK어드밴스드를 세우고 프로판 탈수소화(PDH·프로판을 탈수소해 프로필렌을 제조하는 것) 사업에 나섰다. 프로필렌은 보통 석유화학 제품인 나프타를 원료로 만들지만 최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LPG도 원료로 쓰인다. 당초 프로필렌 가격 하락으로 LPG(프로판)-프로필렌 스프레드(마진)이 급락해 우려의 시선이 따랐지만 올해 초 시황이 개선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프로판-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톤당 1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400달러대 중반까지 회복했다.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울산 PDH 공장은 시황 회복에 힘입어 현재 100% 가동율을 유지하고 있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에 원료인 LPG를 공급해 매출, 영업이익을 대폭 늘렸고 지분법 수익을 얻는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로부터 연간 70만톤의 LPG를 공급받는다. 이는 SK가스 지난해 총 내수판매량의 26%에 달하는 물량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 진출로 대형 LPG 고정 수요처가 생긴 상황에서 시황이 개선돼 LPG 수요가 급증했다”면서 “효성, 태광 등 다른 PDH 제조사 공장 가동률도 상승해 전반적으로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SK어드밴스드는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내 PDH 신설 공장 가동율이 예상 대비 저조해 중국 내 프로필렌 수입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로판-프로필렌 스프레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SK가스는 다각화 일환으로 에너지사업 보폭을 지속 넓힌다. SK가스는 경남 고성 민간화력발전소 사업에 지분 참여(SK가스 19%, SK건설 10%), 동부발전당진 지분 45% 인수로 국내 최대 민간 석탄발전 용량(3.2GW)을 확보했다. 각각 2018년, 2021년 준공 예정이다.

자회사 SK D&D는 제주도 표선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육·해상 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표선 사업은 해상에 10㎿ 규모 풍력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2017년 착공을 위해 현재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울진 풍력은 60㎿ 규모 단지를 육상에 건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10월 착공 예정이다.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사실상 국내 최대 풍력발전 사업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D&D는 부동산 분양사업과 연계해 신재생 등 에너지사업 개발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SK가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은 기존 LPG 사업과 신규 사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 다각화전략의 결과”라며 “SK어드밴스드, SK D&D 등 투자자회사가 각자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어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위상도 점차 갖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