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최근 구입 직후 문제가 발생한 르노삼성자동차 `QM5`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신차를 인수 후 10분 만에 엔진에서 굉음이 나면서 전진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다시 반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영업사원이 정상차량을 다시 주겠다고 약속해서 다시 구매했지만, 5일 만에 연료분사밸브에 또 다시 문제가 터졌다. 결국 이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르노삼성차 측에서는 `무상수리`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결국 이씨는 불량차량을 직영사업소에 맡긴 채 한 달 째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올해 초 SM6를 구입 후 2주 만에 기어봉 버튼이 파손되는 일을 겪었다. 기어변속을 위해 눌러야 하는 버튼 커버가 파손돼 떨어진 것. 박씨는 인터넷 동호회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을 발견하고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무상수리만 제공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차량 결함과 고객 불만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SM6, QM3 등 주력차종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르노삼성차 측에서도 곤란해 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불만이 커질 경우 올해 신차효과로 살아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8일부터 2018년 1월 7일까지 18개월 동안 SM6 `기어 노브 시프트 레버`에 파손이 발생해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대상 차종은 올해 1월 4일부터 5월 10일까지 생산된 SM6 2.0 GDe, SM6 2.0 LPe, SM6 1.7 TCe 등 전차종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문제에 대해 3~4개월 간 고객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신차 구입 직후에 문제가 발생한 다수 고객들이 교환·환불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동차리콜센터에 결함에 대해 신고했고, 결국 르노삼성차는 무상수리를 명령받았다.
지난해 말 출시한 르노삼성차 QM3 `T2C(Tablet to Car)`는 최근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출고한 지 약 보름 만에 운행 중 태블릿 본체에서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차주는 르노삼성차 연구소에 차량을 넘기고 환불을 요구했다. 르노삼성차 측은 중대결함을 인정했지만 환불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르노삼성차 브랜드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기본법시행령 제9조 3항에 따르면 제조사는 차량 인도 시 하자가 있는 차량에 대해서는 보상 또는 무상수리, 차량교환, 구입가 환급 등 소비자가 선택하는 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보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고객들의 불평불만을 외면하면 올해 SM6 돌풍으로 7월까지 23% 이상 성장세를 보이는 내수 시장에서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며 “내달 출시 예정인 신차 QM6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고객 불만족에 대해서는 항상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교환 및 환불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품질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은 신차 문제로 인한 교환·환불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한국의 레몬법(Lemon law)`이라고 불리는 `자동차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신차 구입 후 18개월 또는 주행거리 2만5000㎞ 이내에 주요 부품에 대한 고장이 2회 이상, 동일한 일반 부품에 대한 고장이 4회 이상 발생했을 때 완벽하게 고쳐 주지 못할 경우 구매 금액을 돌려주거나 다른 신차로 교환해 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