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공개로 시작된 상반기 실적시즌에 대다수 상장사가 기대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매출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사업연도 연결기준 상반기 결산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도 상반기에 비해 모두 증가했다. 매출은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12월 결산법인 514개사(금융업 제외)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804조550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6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2조9014억원으로 14.44%, 순이익은 47조1978억원으로 20.17% 각각 증가했다.
세계 경제 부진에 수요가 급감하며 매출이 정체됐다면 구조조정 효과에 삼성전자 부활로 수익성은 나아졌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원화약세도 이어져 이익 개선을 도왔다.
올해 실적만 놓고 보면 2분기 매출이 407조6235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69%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19%, 6.18% 늘어났다. 최근 분기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이거나 1%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3% 가까운 성장세는 향후 세계 경기 회복 여하에 따라 실적의 큰 폭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상반기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익 지표도 나아졌다.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82%로 전년의 6.88%보다 0.94%P 개선됐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5.87%로 0.95%P 높아졌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작년에 비해 10원 가까이 이익을 더 남겼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주요 수출기업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으며,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수익성 개선세는 뚜렷했다.
삼성전자를 뺀 상장사들의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0.01% 늘었고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4.24%, 24.9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순이익이 작년 상반기 대비 흑자 전환했고 기계(319%), 운송장비(60%), 화학(41%), 의약품(32%) 등의 순이익 증가율은 타 업종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반면에 비금속광물(-85%), 유통업(-49%), 의료정밀(-46%), 전기전자(-32%) 등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기계와 전기전자업종은 2분기에 1분기보다 순이익이 각각 437.09%, 96.75% 급증해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금융업은 은행의 호조세로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증권 등 세부 업종별로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금융사 51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1%, 7.7%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95%, 49.31% 증가한 반면에 증권업은 각각 44.56%, 42.61%로 반토막 났다.
코스닥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기업 중 분석 대상 683개사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4.33%, 5.90%, 4.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IT가 매출은 2.65% 줄고 순이익은 11.23% 증가했다면 비IT는 매출과 이익이 동반성장했다.
IT 가운데서 소프트웨어·서비스는 매출만 늘었고 하드웨어는 순이익만 증가했다. 비IT업종서는 제약업의 실적 증가가 눈에 띄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생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준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며 “환율 상승, 유가 반등으로 인한 상품 가격 상승 등이 수출기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12월 결산법인 2016년 상반기 K-IFRS 연결실적 (단위:억원,%)
12월 결산 금융업 2016년 상반기 K-IFRS 개별실적 (단위:억원,%)
전년 동기 대비 2016년 상반기 업종별 순이익 증감 현황
1분기 대비 2016년 2분기(4~6월) 업종별 순이익 증감 현황
코스닥시장 2015년 상반기 대비 2016년 상반기 연결실적 (단위 : 억원, %, %P)
코스닥시장 올 1분기 대비 2분기 연결실적 (단위 : 억원, %, %P)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