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 보유한 핵심기술을 차세대 유럽 방송규격(DVB)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일본 NHK, 중국 NERC-DTV 등과 협력해 일본 및 중국 차세대 방송표준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방송 시장에서 기술 영향력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김흥묵 ETRI 미디어주파수공유·응용연구실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초고선명(UHD) TV 전송기술 관련 세계 최고 전문가다. 2012년부터 글로벌 단일방송 표준을 위한 국제단체인 FOBTV(Futue of Broadcast Television) 기술위원회 전송그룹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내년 2월 시작되는 국내 UHD TV 지상파 방송을 가능케 해주는 UHD 핵심 전송기술인 계층분할 다중화기술(LDM)을 개발해 국제표준을 이끌었다. 국제표준은 연내 최종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의 핵심은 채널부호화 기술과 계층전송기술, 수신기 신호제거 기술 등이다. 김 실장은 이 기술을 2014년 10월 세계 최초 개발, 시연에 성공했다. 방송 분야 국제표준기구인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3.0에 상정해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ATSC 3.0 국제표준 기반기술로 채택됐고, 지난달 제안된 표준(Proposed Standard)으로 승격됐다.
“지난달 세계적인 방송장비 업체인 프랑스 테크니컬러와 아템이 러브콜을 보내왔습니다. 우리나라 방송기술의 위상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LDM 기술을 보고 유럽기업이 신개념 영상압축기술을 들고 와 함께 시연하자고 했습니다.”
유럽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8월 ETRI 연구진과 함께 LDM 기술 필드 테스트를 세계 최초로 성공, 하나의 지상파 채널로 UHD 및 이동HD 방송을 보다 효율적으로 송수신할 수 있게 한 것이 알려진 덕분이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SHVC를 활용해 이동 및 고정용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부호화하는 유럽 기술에 비해 효율을 최대 30% 높인 UHD 방송 서비스를 가능케 했다.
김 실장은 “방송으로 들어오는 신호가 비바람으로 악회되면 HD로 보여주다가 다시 환경이 좋아지면 UHD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수신 상황에 따라 화질을 자동으로 변경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에 전미 방송사 연합인 NAB 요청을 받아 미국에서 고주파 대역인 VHF 채널에서 차세대 지상파 방송 표준인 ATSC 3.0 송수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검증하기도 했다.
국내 공동연구기관인 클레버로직과 함께 ATSC 3.0 송수신기를 개발, 전미 방송사 연합(NAB)과 함께 미국 오하오주 클리블랜드시에서 VHF 채널을 통해 필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같은 노력과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 `NAB쇼 2015`에서는 LDM 기술로 `NAB 기술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실장은 올해 열린 `NAB쇼 2016`에도 참가했다. 차세대 방송기술을 이전한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기술시연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실장은 그동안 확보한 다양한 핵심 방송기술을 적극 활용해 해외 유수 연구 기관들과 교류협력을 넓힐 예정이다. LDM 기술을 포함한 ATSC 3.0이 국제표준으로 최종 승인되면 기술료 창출은 물론, 초기 ATSC 3.0 방송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유럽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한다는 포부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