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57% 이상 성장하는 등 호실적을 올렸지만 주주손실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에 1100억원가량 지원하면서 당기순손실이 41%가량 커진 탓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역시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주당 순이익은 반토막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한항공 기본 보통주 주당순손실은 5821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20원보다 31.7%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순손실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3.7% 증가한 4304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5조6847억원, 영업이익은 157.5% 증가한 48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와 항공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장사`를 잘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비행기 운항해서 번 돈은 `밑 빠진 독`에서 빠져나갔다. 지분 33.3%를 보유한 자회사 한진해운이 올 상반기 3446억원의 영업손실과 47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분법손실 765억원, 유가증권손상차손 328억원 등 1100억원가량 손실을 입힌 것이다. 또 지난해 항공기 도입 당시 외화로 빌린 외환부채가 환율 변동으로 1395억원가량 손실을 입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때문에 경영악화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파악한 한진해운의 유동성 부족분은 최대 1조2000억원가량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과 선박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하면 필요한 자금이 7000억원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금액에 대해서는 한진그룹 지원이 필요한데, 대한항공이 독자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2014년 한진해운 인수 이후 지원한 금액은 총 2조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원으로 부채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82%로, 2015년 말보다 215%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5만원을 넘었던 주가도 현재 2만~3만원선을 오가고 있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제주항공도 주주 이익 증대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335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7% 감소한 162억원, 당기순이익은 48.6% 줄어든 1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 상반기 저유가, 항공기단 확대 등 좋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매출만 증가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당기순이익이 48% 이상 줄어드는 동안 유통된 보통 주식수는 2591만주로 15.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은 642원으로 지난해 1442원보다 55.5% 감소한 것이다. 또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지난해 11월 9일 상장 당시 4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19일 기준 3만4100원 대로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올 하반기에 3171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항공기(B737-800) 3대를 2018년까지 구매하기로 했다. 항공기를 임대해 쓰는 기존의 운영리스 방식을 뒤로하고 직접 구매 및 운용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 서울 마포구 `애경타운` 호텔사업에 600억원을 투자한다. 호텔은 애경타운이 짓는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준공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호텔사업 진출을 통해 항공과 연계한 에어텔 상품 개발 등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매출 확대는 물론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