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묶는 방식이 아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 제공을 지향한다. 별도의 브랜드를 내세우고 아예 `삼성`을 빼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식` 초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 전략이 가동됐다.
23일 삼성전자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초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디자인은 물론 브랜드도 바꾸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세상에 없던 가전, 가전제품 같지 않은 가전`이라는 혁신 콘셉트로 초프리미엄 가전제품 시장을 주도할 제품 개발에 나선다”면서 “가정의 벽면인 줄 알고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냉장고, 거울인 줄 알고 쳐다봤는데 전원을 넣으면 TV인 것처럼 기존에 보지 못한 놀라운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초프리미엄 가전에는 기존 제품 라인업과의 차별화에 공을 들인다. LG전자 `LG 시그니처`가 기존 제품군을 초프리미엄군으로 업그레이드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기능·디자인 소구점을 제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세상에 없던 가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LG`를 포함한 `LG 시그니처`로 명명하고 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를 한데 묶은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세상에 없던 가전`은 아직 세상에 없고, 공개되지 않았다. 그동안 `티저` 제품으로 공개한 미러 디스플레이를 보면 기본 콘셉트를 유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헤어 전문 숍에 `미러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했다. 미러 디스플레이는 일반 거울처럼 보이는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으로, 거울 기능 외에도 미용 및 헤어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제품군의 고급 이미지 일관성을 꾀하면서 다양한 빌트인 기능 추가도 예상된다. 공간을 효율 이용하고 다양한 기능을 융합하는 제품이 될 전망이다.
초프리미엄 가전에 어울리는 새로운 브랜드도 내놓는다. `삼성(SAMSUNG)`이라는 브랜드가 인지도는 높지만 편안하다는 이미지도 함께 띠고 있기 때문에 초프리미엄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예 `삼성` 이름을 빼는 것까지 검토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초프리미엄 제품은 삼성이라는 브랜드도 지운 독자 브랜드 제품이 될 것”이라면서 “초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주도할, 정말 깜짝 놀랄 제품군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프리미엄 가전 전략은 `프리미엄은 불황이 없다`는 점을 반영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지만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초프리미엄 전략은 회사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도 필수다. 시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가운데 평균판매단가(ASP)를 높여야만 매출과 함께 이익을 높일 수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시키는 것”이라면서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위해서는 기능 향상은 기본이고 차별화한 브랜드와 고급 이미지 확보, 전혀 다른 디자인 등 VVIP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