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지정맥 총기관리시스템이 말레이시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손가락 끝 부분에 있는 지정맥은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인식률이 높다. 안전하고 편리한 생체인증 수단으로 손꼽히고 있다.
코리센(대표 오석언)은 말레이시아 군·경 기술자문단에 지정맥 총기관리시스템 `웨폰렉` 샘플을 납품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술자문단은 두 달에 걸쳐 해당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후 하반기 내 도입을 결정할 예정이다.
코리센은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코리센이 지정맥 인식모듈과 총기함 등 주요 부품을 해당 업체로 보내 현지서 조립, 납품하는 방식이다. 현지 업체와 정부 관계자도 최근 코리센 본사와 연구소를 방문해 검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맥 총기관리시스템은 기존 열쇠나 비밀번호로 총기를 반입·반출하던 것을 지정맥으로 대체했다. 총기함을 한 번에 여는 게 아니라 총기별로 잠글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손가락 끝부분을 인식기에 갖다 대면 총기고 문이 열리고 해당 총기 잠금이 해제된다. 본인 외에는 열 수 없어 총기 반입·반출 관리가 확실하다. 인식 속도가 0.3초 수준으로 빨라 비상 시에도 문제없다. 총기 잠금 여부는 LED로 즉시 식별할 수 있다. 해제되면 LED가 녹색에서 적색으로 바뀐다.
지정맥은 손가락 두 번째 마디 내 정맥이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마다 패턴이 다르다. 유사 패턴이 1억명에 한 명 꼴이다. 혈관이라 패턴을 알 수도 없다.
지정맥의 가장 큰 장점은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총기 관리는 물론이고 핀테크, 출입 관리에도 확실한 보안 수단 중 하나다. 지정맥은 근적외선으로 손가락 내부 혈관 패턴을 촬영, 본인 여부를 식별한다. 혈관 속 헤모글로빈이 품은 산소가 빛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다. 악한 의도로 손가락을 절단해 가져가도 혈관 속에 산소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다. 지문과 달리 훼손될 염려도 없고 손가락에 이물질이 묻어도 상관없다.
코리센 지정맥 인식시스템은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사용 가능한 게 장점이다. 한 낮 밝기 수준인 2만 룩스에서도 판별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은 판별 한계가 3000룩스 미만이어서 실내서만 쓰거나 덮개를 씌워야 한다.
작동 온도는 영하 5도에서 영상 60도까지다. 무더운 말레이시아에서 제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리센 관계자는 “하반기 내로 말레이시아 정부 지정맥 총기관리시스템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우선 경찰에 먼저 적용한 후 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