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앤리뷰]HP 게이밍 노트북 `오멘15-ax012TX`

PC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그렇다고 해서 금세 무너질 분위기는 아니다. 도태라기보다는 변화를 모색 중이다. 아직까지 모바일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에서 PC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노트북이다. 특히 게이밍 노트북이라고 불리는 폼팩터가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0만대를 유지했다. 중요한 대목은 그 다음이다. 데스크톱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49만대를 기록했지만, 노트북은 오히려 6.4% 증가한 51만대를 기록했다.

노트북 트렌드는 명확하다. 폼팩터로서는 전통적 노트북 형태와 변형이 가능한 투인원 모델로 구분된다. 역할로는 △생산성을 위한 보급형 모델 △21㎜의 얇은 두께를 갖춘 울트라북 △고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게이밍 노트북의 선전은 남다르다.

흔히 게이밍 노트북이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고성능을 가진 프리미엄 노트북을 가리킨다. 고성능 노트북의 리소스를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콘텐츠가 게임에 맞춰져 있기에 소비자 이해를 도우려 `게이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프리미엄 노트북에 쏟아지는 관심이 게임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많아 딱 들어맞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노트북인 게이밍 노트북을 PC의 차기 대안으로 꼽고 있다. 올인원 데스크톱의 높은 편의성과 그에 준하는 퍼포먼스, 휴대성을 담보로 한 폼팩터 설계로 인해 향후 활성화될 가상현실(VR) 구현과도 맞닿는다.

HP 오멘 15-ax012TX
HP 오멘 15-ax012TX

상황이 이렇다보니 PC제조업체도 게이밍 노트북 전략을 수립하고 그와 관련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 HP는 `오멘(OMEN)`이라는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를 일찍부터 구축, 생태계를 단단히 했다.

오멘은 지난 2006년 HP가 인수한 고성능PC 제조업체인 `부두`의 PC브랜드다. 말 그대로 부두 DNA를 물려받아 HP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게이밍 노트북이 바로 `오멘`이다.

HP는 최근 오멘 브랜드 신제품인 게이밍 노트북 `HP 오멘 15-ax012TX`를 국내에 출시, 게이밍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HP 오멘 15-ax012TX을 열면 강렬한 레드 색상의 백라이트 키보드를 확인할 수 있다.
HP 오멘 15-ax012TX을 열면 강렬한 레드 색상의 백라이트 키보드를 확인할 수 있다.

◇과하지 않게 절제된 디자인

`과유불급(過猶不及)`. HP 오멘15-ax012TX 첫인상을 나타내기에 적절한 사자성어다.

게이밍 노트북은 역동적인 게임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과도한 디자인 설계를 갖추기도 한다. 오멘15는 그렇지 않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듯한 모습이다. 포인트를 주기 위해 어두운 무채색 계열 줄무늬를 입혔다. 중앙에는 부두 로고를 새겨 넣어 세련된 인상을 준다.

겉모습만 봤을 때는 잘생긴 일반 노트북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또 다르다. 강렬한 레드 색상 백라이트 키보드가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듯 반짝인다. 무광 계열로 자판을 디자인해 강렬하지만 과하지 않게 정돈된 모습을 보여준다.

숫자 키패드가 포함된 풀사이즈 키보드가 배열돼 데스크톱 환경과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방향키 상하 버튼이 작다는 점 정도다. 빠른 타자를 위한 탄력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게이밍 노트북은 무겁고 두꺼운 제품이 많지만 최근에는 꽤 슬림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오멘15도 24㎜ 두께와 2.2㎏ 무게로 게이밍 노트북치고는 준수한 휴대성을 갖췄다. 특히 후면을 측면에서 중앙으로 둥글게 곡선 처리해 더 얇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본체면이 바닥면에서 뜨는 듯이 곡선처리해 더 얇아보이는 효과를 준다.
본체면이 바닥면에서 뜨는 듯이 곡선처리해 더 얇아보이는 효과를 준다.

다양한 포트를 지원해 확장성도 높다. USB 3.0 포트 두 개와 USB 2.0, HDMI, RJ-45, 오디오 포트, SD 카드 리더기, 이더넷 포트 등이 좌우로 배치됐다. 4K 디스플레이 출력도 가능하다.

좌측면 확장포트
좌측면 확장포트
우측면 확장포트
우측면 확장포트

디스플레이는 15.6인치 크기로 3840×2160 UHD 해상도를 갖춘 광시야각 패널을 사용했다. 눈부심을 방지해 눈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쨍하는 느낌이 없어 좀 더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높은 하드웨어 성능

노트북 성능의 바로미터인 두뇌는 인텔 6세대 스카이레이크 코어 i7-6700HQ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성을 갖춘 CPU다. 코어 네 개로 작동한다. 하이퍼스레딩 기술로 마치 8코어가 작동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끌어낼 수도 있다. 열설계전력(TDP)은 45W로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탁월한 성능을 뽑아낸다.

인텔 프로세서가 6세대로 넘어오면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DDR4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DDR4 역시 기존 DDR3 메모리보다 성능과 전력효율을 더 높였다. HP 오멘15도 8GB DDR4 메모리 두 개를 엮어 16GB 메모리를 지원하도록 설계했다.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CPU와 메모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장장치도 중요하다. HP는 256GB SSD와 1TB HDD를 엮어 장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은 SSD에 설치돼 있다. 빠른 속도를 위해 평소 즐기는 게임은 SSD에 설치하고 사진, 파일, 동영상 등 데이터는 HDD에 저장하기를 권한다. 일단 용량 걱정은 없다.

게임 구동 장면
게임 구동 장면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965M을 장착했다. 전용 메모리는 4GB를 지원한다. GTX 965M은 멕스웰 아키텍처로 설계됐다. 뛰어난 성능과 전력효율을 갖췄다.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면 전력소모량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에서 전력효율을 어느 정도 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또 다를 수 있다.

HP가 밝힌 최장 사용시간은 8시간 30분이다. 실제로 사용했을 때 그에 준하는 사용 시간을 보장한다. 게임을 돌릴 때는 그보다 적은 6시간 정도 사용 가능했다.

◇최적 설정 찾으면 고스펙 게임도 `쌩쌩`

앞서 언급했듯이 게이밍 노트북이라 할지라도 게임에만 사용되지는 않는다. PC 기반 게임 대부분처럼 높은 성능이 필요한 사진이나 영상 작업 편집에서도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게이밍 브랜드로 나온 제품인 만큼 실제로 게임을 돌려보며 성능을 체크해봐야 한다.

우선 가볍게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해봤다. 권장 스펙 자체가 낮아 최신의 인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으로도 원활한 진행이 가능한 게임이다. 역시나 최고 품질로 맞춰 진행해도 게임에 전혀 무리가 없다. 쌩쌩 잘 돌아간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가볍게 구동된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가볍게 구동된다.

시간이 좀 흐르긴 했지만 예전 PC 성능을 가늠하기 위해 플레이해봤던 EA의 `배틀필드4`를 꺼내들었다. 배틀필드4와 같은 FPS 슈팅게임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지만 프레임이 중요한 게임 장르다보니 성능을 살펴보기에는 꽤 괜찮은 타이틀이다.

화면 해상도는 최고인 UHD로 설정하고 그래픽 품질도 최상으로 맞췄다. 초당 화면 표시 수가 10 프레임대를 유지한다. 약간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받는다. 크게 끊기지는 않으나 원활한 플레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야 할 듯하다. 높음(High)도 부자연스럽긴 마찬가지다. 20프레임대를 왔다 갔다 한다. 중간(medium)으로 설정했더니 충분히 부드럽게 진행된다. 때에 따라 낮음으로 해야 할 수도 있다.

배틀필드4 진행 장면
배틀필드4 진행 장면

스팀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때 사둔 `히트맨`도 설치해봤다. 배틀필드4와 비슷한 인상이다. 중간 정도로 설정하면 플레이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

처음 구동시켜보는 히트맨
처음 구동시켜보는 히트맨

대체적으로 하드웨어나 콘텐츠 스펙에 맞는 설정만 해놓는다면 고스펙 게임도 돌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게이밍 노트북의 난점 중 하나가 발열이다. 오멘15도 오랜 동안 게임을 진행하면 우측부터 따뜻한 온기가 전달되기 시작한다. 발열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게이밍북은 너무 뜨겁게 달아올라 게임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오멘15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장시간 게임을 하려면 온도를 낮춰주는 액세서리를 구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는 부분은 오디오 성능이다. 그래픽 성능에 주목하다보니 사운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너무 높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외부 스피커 도움이 없어도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면에서 사용자를 향해 있기에 게임 진행 시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HP는 비츠와 헤어진 후 뱅앤올룹슨과 손을 잡았는데, 오멘15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 우측 하단에 `뱅앤올룹슨` 로고가 새겨져 있다.

뱅앤올룹슨과 협력한 사운드 솔루션이 내재돼 있다.
뱅앤올룹슨과 협력한 사운드 솔루션이 내재돼 있다.

소음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배틀필드4나 히트맨 구동 시 마치 성능을 높이려는 듯 소음이 발생한다. 여타 게이밍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