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내년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될 반도체 칩 조달 작업에도 착수했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나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등 단가가 낮고 맞춤형 설계가 필요 없는 제품은 물론 단가가 다소 높은 모뎀 칩과 무선주파수(RF), 터치, 이미지센서, 메모리 등이 대상이다. 지금까지 애플의 부품 조달 성향을 보면 자잘한 부품 공급사는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모뎀 칩 조달처 변경 등이다. AP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가운데 단가가 가장 높다. 애플은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AP는 자체 설계하고 생산은 삼성전자나 TSMC에 맡긴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TSMC에 생산 물량을 동시에 줬지만 올해에는 TSMC가 물량을 모두 가져갔다. 파운드리 업계는 벌써부터 애플 물량을 잡기 위해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체로 AP 설계부터 생산까지 1년 6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인텔까지 수주 경쟁에 가세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텔은 최근 ARM과 생산 관련 솔루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애플 칩을 만들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모뎀 칩을 누가 공급할 지도 관건이다. 현재 롱텀에벌루션(LTE) 모뎀 칩과 RF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퀄컴, 인텔, 삼성전자 정도밖에 없다. 모뎀 칩 솔루션은 AP 다음으로 단가가 높아 누가 칩 공급을 맡는지에 따라 관련 업계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 집적회로(IC) 공급은 어떤 업체가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OLED 구동 드라이버 IC 기술이 있는 업체는 한국의 삼성전자, 실리콘웍스, 매그나칩과 일본 르네사스 관련 사업부를 인수한 미국의 시냅틱스 정도다. 노바텍, 하이맥스, 레이디움, 일리텍 같은 대만 업체는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