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충전방식 주도권, 부산·포항·구미서 결정 난다

영남권이 도시형 전기버스 충전방식별 사업성 검증 지역으로 부각됐다. 우리나라 독자기술인 배터리 자동교환형과 무선충전·플러그인방식 전기버스가 각각 포항과 부산·구미 버스노선에 운행중이거나 투입될 예정이다. 각 충전방식에 따라 주행거리 뿐 아니라 투자 대비 수익성도 달라지는 등 어느 방식이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티지엠이 제주 서귀포 동서교통에 공급한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티지엠이 제주 서귀포 동서교통에 공급한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28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버스 제조사 티지엠(옛 한국화이바)은 부산 버스운수업체 오성여객·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플러그인 방식 전기버스 10대 공급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우리나라에 플러그인 방식 전기버스가 도입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버스운송조합은 운행 성과를 분석해 플러그인 방식 전기버스를 20대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포항 신안여객은 이달 중 포항시·피엠그로우 등과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25대 운영 계약을 맺는다. 하반기 중 버스노선에 투입한다. 앞서 구미 일선교통·구미버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에 걸쳐 무선충전 전기버스 2대를 각각 노선에 투입해 운영 중이다.

업계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전기버스 충전방식 모두가 포항과 부산·구미에 실제 투입됨에 따라 각 방식의 검증 결과에 주목한다. 결과에 따라 전국 버스업계로 해당방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선충전 전기버스는 정차 시 차고지나 정류장 도로에 매설된 급전선로를 통해, 배터리 자동교환형 전기버스는 정류소 등에 구축한 자동형 충전스테이션을 통해 충전한다. 이 두 모델은 충전설비 규모에 따라 수시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운행상 회전율이 높고, 배터리 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차량 가격도 저렴하다. 전기버스 운행 상황과 배터리 교환(충전)정보 등을 무인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전기버스에 비해 차량 가격이 30%가량 비싼데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의 충전 설비가 필수로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부산 버스업체는 플러그인 방식 도입을 결정했다. 버스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무선충전·자동교환형 방식 버스보다 두 배 이상 더 들어가지만, 충전설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일반 승용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일반 충전기만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비용이나 초기고장 등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차량가격과 충전시간·차량무게 등에선 단점을 가졌다.

전기버스 제작사 한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 보급 정책에 따라 영남권 운수업계의 전기버스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편”이라며 “포항, 부산, 구미 전기버스 충전유형에 따라 사업적 검증 결과가 나오면 전국으로 확대될 모델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남권 이외 제주 동서교통에 배터리자동교환 전기버스 23대, 세종시에는 무선충전 전기버스 2대가 운영 중이다. 김포시 선진운수도 연내 전기버스 20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플러그인·배터리자동교환·무선충전 전기버스 현황(자료:업계 취합)>


우리나라 플러그인·배터리자동교환·무선충전 전기버스 현황(자료:업계 취합)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