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영화 View] 텐트폴 영화, 흥행과 논란의 2016년 여름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영화계 최고 성수기인 8월도 끝났다. 지난 7월 '부산행'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터널’이 여름 텐트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텐트폴 영화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대부분의 작품들이 2016년 개봉 영화 중 7위 안에 들어올 정도로 기대치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터널’ 등 여름 영화가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는 있지만, 지난 주 개봉한 ‘라이트 아웃’ ‘고스트버스터즈’가 상위권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새로운 판이 짜여 지고 있다. 마무리하는 시점으로 볼 수 있기에 2016년 여름 대작들의 흥행 성적 및 이 영화들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알아봤다.

출처 :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출처 :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첫 텐트폴 영화의 문을 연 영화 ‘부산행’은 결과까지 좋았다. 2016년 첫 천만영화로 등극하면서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던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공유ㆍ정유미ㆍ마동석ㆍ김수안 등의 입지를 확인시켰다. 우리나라 첫 좀비 블록버스터로 좀비물을 대중화시키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개봉 첫 날 98만 명을 동원하고, 주말 하루 동안엔 128만 명을 모으며 역대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 및 일일 최다 관객수를 동원하면서 손익분기점 330만 명의 관객을 일찌감치 돌파했다. 그 결과 개봉 19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해 영화 ‘명량’에 이어 천만 돌파 속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속도는 개봉 전 유료 시사회의 힘을 무시할 수 없기에 우리나라 영화계에 변칙 개봉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현재 1142만 명 이상을 모았으며, ‘변호인’과 ‘해운대’를 제쳤다.

뒤를 이어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기자ㆍ평론가들에게 공개된 이후 혹평을 받았다. 이에 일반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개봉 첫 날부터 47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오히려 관객은 영화의 평점을 낮게 준 기자ㆍ평론가들을 비판했고 관객과 기자ㆍ평론가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번 여름 개봉한 작품 중 손익분기점이 가장 높았던 ‘인천상륙작전’은 손익분기점이었던 500만 명의 관객을 넘기고 680만 관객을 모았다. 현재 2016년 개봉작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 '덕혜옹주' '국가대표2' 포스터
출처 : '덕혜옹주' '국가대표2' 포스터

영화 ‘덕혜옹주’는 최초 개봉 날짜를 8월 3일로 결정했으나 10일로 개봉을 연기했다. 하지만 개봉을 얼마 앞두고 또 다시 개봉 날짜를 3일로 변경해 영화계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개봉쯤 주연배우 손예진이 10억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예진 언니 10억 회수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재관람을 하는 독특한 팬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황실 미화라는 역사 왜곡 문제도 불거졌으나 ‘덕혜옹주’는 개봉 12일 만에 손익분기점이었던 350만 관객을 모아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500만 관객까지 돌파했다.

영화 ‘국가대표2’는 이번 여름 유일하게 중소배급사에서 준비한 작품이었다. 충무로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여자들로만 구성된 영화에 배우 수애와 오연서가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이었다. 거침없는 아이스하키 경기 장면이 인상적이었으며 850만 관객을 모은 ‘국가대표1’의 속편으로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손익분기점 300만 관객에는 턱 없이 모자란 6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출처 : '터널' 포스터
출처 : '터널' 포스터

영화 ‘터널’은 영화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과 '1인 재난 영화의 장인’이라 불리는 하정우의 힘을 보여준 영화다. 현재 손익분기점인 350만 관객을 훨씬 뛰어넘어 62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적할 만한 작품이 없기 때문에 영화 ‘밀정’ 등이 개봉하는 9월 7일까지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주 개봉해 현재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스크린수는 600여 개밖에 차지하지 못한 영화 ‘라이트 아웃’의 스크린수가 많아질 경우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번 여름에도 역시나 한국작품들이 쏟아졌고, 각축을 벌였다. 여러 작품들이 선전을 했다는 게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한 작은 작품들은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 이미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산행’이 좋은 결과를 거두기도 했고, 상업적인 영화지만 메시지를 담아내 관객과 호흡을 했다”고 말했으며 “가장 큰 논란은 관객과 평단ㆍ기자들의 극명한 차이였다. 전문가들은 불량식품이 나왔을 때 나쁘다고 얘기를 하는데 소비자들이 현혹이 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등 민족주의적인 영화는 장사를 하기 좋은 소재다.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적인 특성이다. 유럽에서는 먹히지 않는 방식이다”고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까지 일일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작품들에 대해서 “‘터널’은 조금 더 갈 것 같다. ‘인천상륙작전’은 끝 무렵이지만, 단체관람의 변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덕혜옹주’도 마무리 단계인데, 이제 이 영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이야기 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