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스타트업 성지,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에서도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텔아비브 내 협업공간. 시내 첫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 이름도 그냥 `도서관(The Library)`이다.
이스라엘에서도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텔아비브 내 협업공간. 시내 첫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 이름도 그냥 `도서관(The Library)`이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성지로 불린다. 많은 나라가 벤치마킹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대표 프로그램이 TIP(Technological Incubators Program)다. 중소기업청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의 원형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름도 비슷하다.

이스라엘 TIP는 1991년에 시작됐다. 그해 2월 걸프전이 끝난 후다. 당시 이스라엘 기업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유대계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활용한 제도다. 이스라엘의 핵심 기술창업 정책이다.

TIP는 정부기관인 OCS가 주관한다. OCS는 이스라엘 경제부 하부 조직으로, 국가 연구개발(R&D)을 담당한다. TIP는 인큐베이터가 주도하는 형태다. 인큐베이터는 창업자를 위한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TIP 내에는 20개 인큐베이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큐베이터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정하며, 유지 기간은 8년이다.

기술창업팀은 2차례에 걸쳐 선발된다. 우선 인큐베이터가 자체 선정하고 OCS가 심사한다. 보육 기간은 2년이다.

프로젝트당 예산은 50만~80만달러다. 이 가운데 15%를 인큐베이터가 부담한다. 나머지 85%는 정부가 맡는다. 비용 부담이 당장 없다.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3~5%를 갚으면 된다. 인큐베이터는 전체 투자 금액에서 15%만 투자하면 최대 50%까지 지분을 받을 수 있다.

1991~2013년 이스라엘 정부는 1900개 기업에 7억3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육 기간을 마친 회사는 약 1600개다. 그 가운데 60%는 민간투자 회사에서 후속 투자를 받았다고 OCS 측은 설명했다. 2013년 말 기준이기는 하지만 1600개 가운데 35% 정도는 운영되고 있다. 이들 회사가 투자받은 민간 자본도 40억달러에 이른다.

물론 긍정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기술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버틸 수 있는 피난처라는 지적도 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인큐베이터를 나온 후 추가 펀딩을 받지 못해 고전한다.

정부의 인큐베이터가 가질 수 있는 스타트업 지분이 과다하는 지적도 있다. 15% 투자하고 40% 지분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특정 인큐베이터가 지분을 챙기게 돼 창업자 성공 의지를 꺾는 다는 것이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