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절벽에 부딪혔다.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0.8%를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0%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1.2%)을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 이후 8분기째 0%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까지 6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IMF는 향후에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성장 원인으로 성장잠재력 기반이 되는 국내 주력산업이 점차 상실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먼저 꼽힌다. 우리 경제는 산업구조적 관점에서 주력산업 노화와 리딩섹터가 존재하지 않는 역동성이 사라진 균형성장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자산업은 아직 양호한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국내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던 화학공업, 중공업 등 분야 성장률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미 상당수 제조업의 활동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조선과 석유화학 등 일부 제조업은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락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률을 서비스업 성장으로 상쇄하지 못한 채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추세성장률이 동반하락하고 있다.

생산요소적 관점에서는 효율성과 생산성이 아닌 외형 중심의 경제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연간 2%대 성장률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는 세계 경제 불황보다는 경쟁력의 하락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더라도 우리 경제는 여전히 불황을 보이는 경기 디커플링을 보일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새로운 경제 사회 패러다임에 부응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 출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 환경·에너지, 나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존 주력산업을 대체할만한 뚜렷한 새로운 성장 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성장절벽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미래먹거리 산업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신성장산업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산업구조를 모방형에서 창조형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지속, 중국의 추격 등으로 우리 제조업의 중장기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임을 진단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성장엔진 창출에 나섰다. 주력 산업에 ICT 등을 융합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19대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실천계획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전체 19개 사업을 연계해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기술 개발에서 국제공동연구, 산업기반 구축, 사업화, 제도 개선 등에 걸쳐 종합 지원책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 자동차 산업 3대 강국 실현 △세계 최초 5G 상용서비스 제공 △세계 신재생에너지 5대 강국 진입 △맞춤형 웰니스 케어 세계 5위권 달성 등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 개선해 경제성장의 퀀텀 점프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제성장 절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노력 경주, 제조업 국내 유턴 유인, 관광·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요구된다”며 “산업계 내부적으로는 기존 주력 제품 품질·디자인·브랜드 등 가격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생명과학, 신소재, 우주항공 등 다양한 신산업 기반 육성, 경쟁력 강화, 기술 표준 선점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8개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