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는 개인 유전정보, 질병정보, 생활정보 등을 토대로 정밀하게 개인을 분류한다. 이를 활용해 효과적 치료방법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맞춤의료 개념을 구체화했다. 정밀의료는 대규모 유전체 정보 분석으로 보다 선제적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포함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보고서에 따르면, 정밀의료 핵심 기술은 유전체 정보 생산을 위한 유전체 염기서열분석기술이다. 유전체 기능 이해와 능동적 활용을 위한 유전자 편집 기술도 있다. 다량의 유전 정보와 건강·생활정보를 분석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빅데이터 기술도 필요하다.
최근 정밀의료 연구와 서비스 플랫폼 구축이 활발하다. 국립암센터는 정밀의료 연구를 전담할 조직을 설립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지난 6월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마크로젠과 암환자 대상 유전체 정보 기반 정밀의료 공동연구 협력을 체결했다. 암센터는 환자 유전자 분석으로 개별 맞춤 치료 프로토콜 개발과 정밀의료를 실현한다. 치료 내성과 암 재발 기전 발굴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치료 예측인자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유전체연구소는 암환자 유전체 분석으로 80가지 암 관련 유전자 변이를 검사하는 캔서스캔(CancerSCAN)을 서비스한다. 캔서스캔은 유용한 유전체 정보를 선별적으로 심층 분석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추고 속도와 정확성을 높인다. 삼성의료원은 이 서비스를 환자에 적용해 효과적 표적항암치료제를 선정하는 데 활용한다.
유전체 분석 분야 민간 기업 역량 역시 높다. 마크로젠은 1997년 설립 이래 한국인 유전체 지도 초안을 완성했다. 한국인 전장 유전체 분석 등에 참여하면서 서열분석 역량을 제고했다. 2016년 2월부터 3년간 아시아인 10만명 유전체를 분석하는 `지놈 아시아 100K`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국립암센터는 정밀의학센터를 개설하고 질병 유전체 연구에 협력한다. 디엔에이링크는 2001년 설립 후 기초연구 역량을 축적했다. 2016년 질병 예방, 피부건강, 헬스 및 뷰티 부문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랩지노믹스는 분자진단 서비스 분야 강점 기반으로 비침습 산전검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삼성서울병원과 협력해 암유전체 진단을 고도화한다.
일반 소비자가 병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6월 30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으로 비타민C 농도, 모발 굵기, 탈모, 색소침착, 피부노화, 피부탄력, 체질량지수, 중성지방농도,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 카페인대사 등 미용과 건강 관련 42개 유전자에 대한 직접 검사를 허용했다.
정부가 그동안 유전자 검사 허용에 보수적 입장을 지켜왔던 점을 감안하면 전향적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고 검사 신뢰도 등 품질과 절차 관리가 까다로운 질병 관련 유전자 검사 허용은 보류한다.
기관별로 정밀의료 개념을 적용한 플랫폼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것은 현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성을 인식한 결과다. 국내 병원과 기업이 상당한 기술수준을 확보했다. 추가적 기술개발과 플랫폼 구축에 의지를 보인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