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국, 유럽, 미국에 이른 네 번째 해외 생산 거점인 `멕시코 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40만대 생산 규모인 멕시코 공장은 현지시장 개척과 무관세 수출을 통한 미주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기아차는 현지시간 7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市)에 건설된 멕시코 공장에서 정몽구 회장,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연방 경제부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레온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 자동차를 생산해 멕시코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이라며 “멕시코 공장 가동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양국 간 경제적 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멕시코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10월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지난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멕시코 공장은 올해 말까지 K3 10만대 생산이 예정돼있다. 향후에는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의 현지화된 모델 등을 추가 투입해 연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간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335만㎡(약 101만평) 부지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와 품질센터,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20만㎡(약 6만평) 규모로 완공됐다. 공장 인근 165만㎡(약 50만평) 부지에는 10여개의 부품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해 효율적인 부품 공급 체계를 갖췄다.
멕시코 공장은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갖췄다. 5400톤 규모의 프레스 2개 라인으로 구성된 프레스공장은 프레스 간 성형 품질 차이 해소 등 균일한 판넬 품질 확보로 품질 안정화 효과가 큰 `균압 쿠션 장치`를 기아차 해외공장 최초로 개발, 설치했다. 300여대 로봇으로 용접자동화율 100%를 달성한 차체공장은 설비 고장 시 국내에서 전문가들이 원격 지원을 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도장공장은 총 15종류의 컬러 도장이 가능한 친환경 수용성 공법을 적용했다. 의장공장은 설비 단순화 및 강건화로 최고의 설비 품질을 확보하고 시트, 범퍼 등 `대물 모듈부품 브리지 직공급` 및 컨베이어를 활용한 개선된 `원키트 시스템` 적용 등으로 투자비 절감은 물론 생산성도 향상시켰다. 멕시코공장 생산성은 기아차 완성차공장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68대로, 53초당 1대꼴로 K3를 생산한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완공으로 국내 160만대와 기존 미국 34만대, 유럽 33만대, 중국 89만대에 멕시코 40만대를 더해 해외 196만대 등 총 356만대의 글로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49% 수준이던 해외생산 비중은 55%로 높아진다.
멕시코공장 건설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기아차는 그동안 20%에 달하는 고관세 무역장벽에 가로막혀 멕시코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멕시코 시장은 2015년 기준 135만대로 중남미 2위에 달하며 2020년에는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멕시코 공장 생산량 20%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