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숨은 강자를 찾아서] <8>리폼테크

리폼테크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내아크 배전반 시장에 세계 최고 수준 독자기술로 도전장을 던졌다. 김영주 사장이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리폼테크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내아크 배전반 시장에 세계 최고 수준 독자기술로 도전장을 던졌다. 김영주 사장이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극 사이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스파크, 즉 `아크`는 전기 화재 주된 원인이다. 특히 배전반 아크 사고는 인명 피해를 동반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내아크성은 배전반 성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항목으로 꼽힌다. 제조도 간단치 않아 글로벌기업과 우리나라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폼테크는 자체 기술로 내아크성 금속폐쇄배전반(MCSG) 개발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4월 조달청 제1회 우수조달물품 지정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최근 김포 경전철 수주를 따내며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리폼테크 특허기술 내아크 방출 기술과 격실 구조를 채택해 아크 사고를 최소화한다. 국제규격 IEC62271-1, IEC62271-200 기준 내아크 인증서(Type test certificate)와 형식시험성적서(Full type test report)를 획득했다. 콤팩트 사이즈로 일반 배전반 대비 최소 30% 이상 면적을 줄일 수 있다. 대표 온실가스 육불화황(SF6)을 사용하지 않아 `녹색기술인증 및 녹색기술제품확인서`도 받았다.

내아크 배전반 시장은 그 동안 해외제품 및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기술 개발 어려움으로 사실상 중소기업 진출이 막혀 있던 분야다. 김영주 사장은 내아크 적용이 의무화된 해외 MCSG 시장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전기 관련 화재 70% 이상이 아크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2년여 연구 끝에 내아크성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25㎄/1s 규격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증서를 보유했다. 최근 김포 경전철 MCSG 수주를 따내며 본영업에 들어갔다.

리폼테크가 자제 개발한 내아크성 배전반
리폼테크가 자제 개발한 내아크성 배전반

리폼테크는 퓨즈 분야에서 사실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한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소업계에선 유일하게 퓨즈 양산 체제를 확보했다. 국내 첫 100% 국산 고압전류제한퓨즈를 개발했고, 2008년 3월 국내 최초로 축소형 사이즈 퓨즈를 상품화했다. 한국전기연구원 Power Fuse 인증(V체크)도 획득했다. PT보호용 1A 퓨즈와 25.8㎸ 퓨즈부착형 부하개폐기보호용 퓨즈를 개발해 후발주자에서 선도기업을 위협하는 `추격자`로 떠올랐다. 자체 보유한 노칭가공기를 사용해 생산 차단능력을 더욱 향상시키면서 품질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한국전력도 이 회사 기술력에 주목했다. 현장기술개발 과제 수행기업으로 리폼테크를 선정하고 `비폭발형(고신뢰성) COS 퓨즈` 개발을 맡겼다. 고신뢰성 COS 퓨즈는 사고전류 차단 시 아크와 소음이 방출되지 않아 2차 파급사고를 막는다. 전류차단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변압기, 전기기기의 파손을 예방할 수 있다. 기존 COS홀더와 호환이 가능해 별도 교체 없이 설치할 수 있다. 기존 제품 대비 크기와 무게를 줄여 설치도 편하다. 한전은 1000여개 제품을 대상으로 다음 달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주 사장은 “대전시와 협약을 통해 과학벨트 신동·둔곡지구 및 문지지구에 2000평대 신축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고성능 퓨즈, 내아크성 배전반을 기반으로 매출 300억원을 달성해 수배전반 명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