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 발전기·터빈 등 주기기시장에서 독주를 펼쳐온 두산중공업이 석탄화력 퇴조 분위기를 딛고 친환경 발전 영역에 새롭게 도전한다. 신기후체제 발효와 미세먼지 이슈로 신규 석탄화력 건설 축소가 예상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대기 오염물질 감축, 연료전환 확대 시장을 노리고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정부 미세먼지 저감 대책 대응 일환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 감축, 연료 전환, 성능 개선 시장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발전소 건설 역량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친환경 발전분야로 주력 무게추를 옮길 방침이다.

내년에는 발전공기업이 벌이는 환경 개선 설비 추가 작업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발전공기업은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내년부터 계획예방 정비 기간을 이용해 일제히 대기환경설비 추가에 나선다. 두산중공업이 주기기를 납품한 고객사들인데다 건설 당시 대기환경 설비를 공급한 곳도 있어 설비 업그레이드나 수익 연결이 용이하다.
현재 진행 중인 영동화력발전소 바이오매스 전환도 내년 1호기 작업이 완료된다.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대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65~75% 가량 적은 친환경 발전 방식이다. 더구나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고 있어 추가 수요까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발전소에는 아직 채택되지 않고 있는 습식 전기집진기를 주요 영업품목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습식 전기집진기는 초미세먼지를 96~99%까지 제거해 건식(95% 수준)보다 우수하지만, 일본·미국·유럽 등 일부 국가에만 쓰이고 우리나라 대형발전소에는 사용된 사례가 없다. 두산중공업은 미세먼지 대책 수위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비용 문제로 쓰이지 못했던 습식 전기집진기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20년 이상 노후발전소 성능개선(리트로핏)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성능개선 작업에는 환경설비 교체에 더해 터빈과 같은 발전소 주기기에 대한 교체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기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500㎿ 한국형 석탄화력과 1GW 석탄화력 국산화 등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 브랜드파워를 구축했다. 성능개선 시장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다수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산화탄소포집분야에서도 새로운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연료 연소 후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집하는 PCC 기술을 캐나다 HTC로부터 라이선싱해 와 보유중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대기 환경시설에 다수의 사업수행 경험과 핵심기술을 갖고 있으며, 풍력발전과 ESS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석탄화력 이외 친환경 발전 분야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