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사용 중지` 권고에 시장 혼란···후폭풍 상당할 듯

전량 리콜 조치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갤럭시노트7 발화 이슈가 다시 전면 부각됐다. 미국과 각국 항공사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사용중지를 권고하면서 갤럭시노트7 사용자를 비롯해 이동통신사, 유통망 혼란이 커지고 있다. 상당 기간 후폭풍이 예상돼 가을 프리미엄폰 시장 전망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국내 소비자에게 갤럭시노트7 사용중지 권고와 함께 대여폰 사용 등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필요 조치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리콜 결정 이후에도 전반적인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은 데 대한 후속조치다.

앞서 9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 안전위원회(CPSC)가 “갤럭시노트7 전원을 끄고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8일엔 미국 연방항공청(FAA)도 “기내에서 갤노트7 전원을 끄고 충전하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발표했다.

여의도 삼성전자 AS센터에서 고객이 갤럭시노트7 이상 유무를 점검받고 있다.
여의도 삼성전자 AS센터에서 고객이 갤럭시노트7 이상 유무를 점검받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유럽, 호주, 싱가포르, 대만, 일본, 태국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내려졌다. 배터리 화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한다는 게 목적이다. 안전 이슈가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국내에 리콜보다 한발 더 나아간 사용중지 권고를 내린 것이다. 리콜 발표 후 국내 서비스센터에서 검사를 진행한 고객이 소수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이통사와 유통망에 시연 중인 제품 전원을 차단할 것을 공지했다. 시연 중인 실물 제품과 시연용 단말기 모두 전원을 끄거나 자연 방전시켜야 한다. 정식 판매가 재개되기 전까지 매장에서 갤노트7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소비자와 유통점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19일부터 교체해야 할 갤럭시노트7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사용 중지 권고 이전엔 삼성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 전류량 검사 후 `불량` 판정을 받은 제품 위주로 교환이 예상됐다. 나머지 고객은 내년 3월 말까지 자유롭게 교체 시기를 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상당수 고객이 19일부터 제품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갤럭시노트7 리콜 물량은 43만대로 추정된다.

지난 2일 일린 긴급 브리핑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2일 일린 긴급 브리핑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대여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여폰 40만대를 확보해야 하자 SK텔레콤은 갤럭시A3·A5·A7, 갤럭시J3·J5, 갤럭시와이드 등 6종을 대여폰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KT도 대여폰으로 갤럭시 J시리즈를 제공한다. 12일부터 18일까지 대여폰을 받을 수 있으며 사용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하지만 프리미엄 제품 소비자가 중저가폰을 대여폰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이미 `정상` 진단을 받았던 사용자도 사용 중지 권고로 다시 서비스센터와 대리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권고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9월 말까지 리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9월 말까지 교환 위주로 물량을 공급하겠지만 원활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 후폭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워졌다. 업계는 10월 말까지 전반적인 프리미엄폰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발화 사태가 점차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신규 판매를 기약하기 힘들어졌다. 아이폰7은 눈에 띄는 혁신을 찾아볼 수 없는 데다 이어폰 잭 제거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은 또다시 1차 출시국에서 배제되면서 10월 말 이후 출시가 예상된다. LG V20이 9월 말 출시되지만 갤럭시 시리즈나 아이폰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전통적인 휴대폰 성수기인 추석 대목에도 휴대폰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는 갤럭시S6와 G4 등 기존 프리미엄폰 지원금을 올리면서 수요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

갤노트7 사용 중단 권고 일지

갤노트7 사용 중단 권고 일지

`갤노트7 사용 중지` 권고에 시장 혼란···후폭풍 상당할 듯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