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신재하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놀기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일탈을 한 것은 아니지만 끼 많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러 다니고 여행하는 걸 좋아했다. 때문에 공부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어른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이런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 그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외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 하루에 네 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다. 밥을 먹을 때도, 걸어 다니면서도 영어 공부에 올인을 했고 처음에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외고 입학 합격 점수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내신 때문에 외고에 입학하진 못했지만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것의 기쁨을 처음 느꼈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느꼈다. 그렇기에 모든 일에 열심히 임할 수 있었고, 지금 하는 일에도 늘 감사함을 느낀다.
“일을 재미있는 게 하는 게 소중한 것 같아요. 저는 성격이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근데 이 일은 어떻게 해도 죽을 때까지 끝장이 안 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평생 직업을 성격과 잘 맞는 직업을 고르지 않았나 싶어요. 연기 활동은 대본을 외울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나중에 언젠가 그런 능력이 떨어질 텐데 그 작품에 피해를 주면 안 되는 거니까 제 스스로 그것을 인지할 때 그만둬야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하고 싶은 작품이 정말 많아요. 저랑 완벽하게 딱 맞아떨어지는 역할은 없었지만 기회가 온다면 붙잡고 싶은 마음이 크죠.”
학교 다닐 때도 교과서로만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는 연기 생활에 있어 해답을 늘 대본으로 찾는다. 멀티태스킹이 안 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그. 옆에 앉아있던 매니저가 ‘이 친구는 밥을 먹을 때 말을 하면 한 가지를 멈 춰야만 다른 한 가지를 할 수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이런 성격에서 한 가지에 뚝심 있게 임하는 그의 연기관도 배어 있는 듯 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시청자에게도 그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던 그는 해답 역시 대본에서 찾았다.
“저는 무조건 대본에 매달리려고 해요. 만약에 이 장면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으면 일단 대본의 앞뒤를 전부 찾아봐요.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감독님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려고 하는 편이에요. 독단적으로 ‘이건 이럴 거야’ 하진 않아요. 그러면 분명히 큰일이 나거든요. 중간 중간, 어떤 센스가 필요할 때는 제 나름대로 발휘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대본을 보고 공부해요.”

배우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결혼을 일찍 했을 것 같다는 신재하는 가정에 대한 로망이 있다. 어린 시절엔 결혼을 늘 일찍 하고 싶었던 바람이 있었다. 현재 93년 생. 소년이라고 해도 해도 믿을 만큼 앳된 외모의 그는 가장, 가정에 대한 애틋함이 크다. 때문에 배우 생활을 하면서 결혼이란 꿈을 미뤘지만 34살 정도에는 결혼이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야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연애와 일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보였던 진중함만큼 연애 또한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을 빨리 하고 싶지만 배우 일을 선택한 이상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연애할 땐 많이 챙겨주려고 하고 올인 해요. 제가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라 일을 하면 연애가 잘 안 돼요.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 시작 전에 연애가 끝이고 최근엔 없어요. 저는 연애만 하면 연애만 해야 돼요. 아직은 일이랑 연애를 병행한 경험이 많지는 않아서 유도리가 없는 것 같아요. 연애를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꽤 일찍 시작했음에도 몇 명 안 돼요. 한 명을 오래 만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요즘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꿈’ 때문에 방황하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진짜 내가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서 어려워하고 현실도 만만치 않다. 특히나 예체능, 연기 분야에 있어서는 더더욱 현실이 만만치 않고, 데뷔하기까지 많은 것들이 잘 따라줘야 한다. 신재하는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쉽고 안정적이게 갈 수 있는 좋은 길을 포기하고 험난한 배우라는 직업을 택했다. 가족의 반대 또한 만만치 않았지만 모든 위기들을 스스로 극복했다. 과감하게 자신의 신념을 끌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와 같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해봤다.
“저는 일단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제 이야기가 도움은 안 될 지도 몰라요. 근데 이거 하나만은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안 해봤던 일이기 때문에 겁이 날 수 있는데 이 점을 합리화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없어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못해’라는 건 스스로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에요. 그건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겁이 나서 안 한 거거든요. 쉬운 건 아니지만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 연기를 시작하려는 친구들을 보면 기회가 없다는 친구들이 많은데 방법을 모르는 것 뿐 이에요. 발로 뛰면 다 있어요. 저도 그렇게 했었어요. 처음에 회사를 구할 때도 아는 분들한테 다 부탁하고 프로필 사진도 찍어서 혼자 돌아다녔어요. 방법이 없으면 방법을 만들면 되는데 너무 편한 길만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겁내는 걸 포장하지 않고 일단 시도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신재하는 자신이 나오는 작품은 꼭 챙겨보며 객관화 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배우가 그렇듯 잘 하는 부분보다는 못 하는 부분과 개선해야 할 점에 집중하고 스스로 피드백 한다. 인생에서 처음 품은 ‘연기’란 꿈을 평생 업으로 삼았고 누구보다 더욱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로 2016년 또한 마무리 하려고 한다.
“2016년 목표는 올해가 가기 전에 한 작품을 더 하는 것과 연말시상식에 참석하는 거예요. 시상식에 가는 것도 진짜 어려운데 다음 작품으로 참석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라면 아마 군대에 가기 전까지를 장기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단기적인 목표와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끊이지 않고 작품을 계속 하는 것. 그거 하나면 될 것 같아요. 물론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그보다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