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절벽` 맞은 하반기 車 시장, SUV 판매로 돌파한다

올 상반기 중형세단을 앞세워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자동차 업계가 하반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이를 통해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이후 얼어붙은 시장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국산차 시장 내 SUV 판매량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2016년 국산차 시장 내 SUV 판매량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국내 승용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77만9999대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 SUV 판매량은 25만8559대를 기록하며 전체 승용 시장에서 33.1%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SM6, 말리부 등 중형 세단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SUV 판매 비중도 33.9%에서 0.8%포인트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폐지로 내수 수요 절벽에 맞이했다. 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이상 줄었다. 업체들은 하반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해결책으로 SUV 신차를 통해 하반기 부진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SUV `Q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SUV `Q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그 첫 번째로 르노삼성차는 내달 1일 QM6 출시해 기존 싼타페와 쏘렌토가 양분해온 중형 SUV 시장을 뺏어 온다는 방침이다. QM6는 지난 22일부터 돌입한 사전계약에서는 첫날 2057대가 예약되는 등 지금까지 4000대가량 계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는 올 상반기 SM6 성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지난 7월에는 성장세가 9.7%로 줄었다. 전월 대비 판매량도 31.8% 감소한 7352대에 그쳤다. 때문에 올해 내수 10만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QM6 성공이 필수적이다.

올 상반기 신형 말리부로 20% 이상 성장한 한국지엠은 하반기 주력 모델로 소형 SUV `트랙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준비 중이다. 트랙스 페이스리프트는 임팔라, 말리부, 크루즈 등에 적용된 새로운 패밀리룩을 입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신차급 변경을 마쳤다고 전해졌다. 트랙스는 올 들어 7월까지 6029대 판매돼, 동급 모델 중에서 가장 적게 팔렸다. 이 밖에도 기아차는 올해 초 출시한 하이브리드 SUV 니로와 스포티지 연식 변경 등에 주력한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페이스리프트 출시를 준비 중이다.

벤틀리 초대형 고급 SUV `벤테이가`
벤틀리 초대형 고급 SUV `벤테이가`

수입차 업체들도 다양한 SUV 출시를 통해 하반기 시장 회복에 나선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판매된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13만2479대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대형 SUV GLS를 출시, 레인지로버가 독점하는 시장을 뺏어온다는 방침이다. 벤틀리는 대형 럭셔리 SUV `벤테이가` 출시를 통해 레인지로버와 고급 세단 고객까지 흡수를 노린다.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출시해 포르쉐 카이엔이 독점해온 시장에서 경쟁한다. 닛산은 무라노를 출시해 동급 최초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개척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개소세 인하 정책 때문에 고객 선수요가 발생해 하반기 시장이 어려운 것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시장이 어려울수록 경쟁력 있는 신차가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SUV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