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3국의 연료정책이 한국은 `탈(脫)석탄`, 중국과 일본은 `청정 석탄`으로 갈렸다. 우리나라는 신(新)기후체제 가동과 미세먼지 문제로 신규 석탄화력발전 계획 중단과 연료전환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반면, 중·일은 합성천연가스(SNG)와 석탄가스화발전(IGCC)으로 대표되는 석탄 파생연료에 주목했다. 우리나라가 석탄을 버리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관련 기술개발·확보에 더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시도됐던 석탄가스화기술이 중국과 일본의 차세대 청정 석탄기술로 육성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IGCC 대형화와 탄소포집 융합 프로젝트, 신기후체제에 적합한 석탄 활용 모델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태안IGCC 상용가동 이후 후속 육성 전략이 아직 잡히고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석탄 관련 정책 대부분이 설비를 줄이고 환경설비 추가 등에 초점이 맞췄다. 발전업계는 현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경제성 분석 등 새로운 평가 도입이란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은 이미 석유화학 부문에서 석탄가스화 기술을 활용해 SNG를 대량 생산해오고 있다. 초기엔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쉘(Shell)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의 기술을 차용해 썼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자체 가스화기 기술인 OMB(습식)와 TPRI(건식) 기법이 이미 100개 가스화 플랜트에 적용돼 사용중이다. 최근엔 이를 발전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대형석탄가스화 이용, 신형 석탄 연소기술, 저열량탄 고급 이용 등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쿨젠(CoolGen) 프로젝트로 IGCC와 탄소포집, 연료전지가 융합된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들 기술 자체 확보와 융합으로 300~600㎿급 청청화력발전소를 실증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2013년에 230㎿급 IGCC를 후쿠시마 나코소에서 실증, 현재 상업운전 중이다.
추가로 2020년 건설 목표인 500㎿급 IGCC 2기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가 진행 중이다. 일본 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NEDO)는 1단계로 IGCC를 개발하고, 2021년부터 연료전지를 결합한 석탄가스화연료전지(IGFC)를 개발해 발전효율을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나라 발전업계는 태안 IGCC로 대기오염 저감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만큼, 탈 석탄 이외에 IGCC를 육성하는 석탄 활용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석탄가스화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가스량은 지난해 7만817㎿th에서 올해 12만2106㎿th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GCC 상용화 사례를 늘리고 탄소포집기술 융합 실증도 추진해 해외시장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대표 가스화기 모델인 OMB와 TPRI는 이미 북미시장에 진출, 텍사스 석탄가스화연료전지(IGFC)와 펜실베니아 IGCC 프로젝트에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에는 ICGG 병산 플랜트가 대형 건설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제성 논란으로 IGCC에 대한 투자유치도 쉽지 않아 정책적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각 발전소 취합>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