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최근 `빅뉴스`가 하나 터져 나왔다. LG생명과학이 히알루론산 필러 `이브아르` 라인업 중 2개 제품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추가로 판매 허가를 받으며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LG생명과학은 지난 2013년 `이브아르 클래식 에스`로 중국에 처음 진출했으며 이듬해 `이브아르 볼륨 에스`를 추가로 출시했다. 여기에 리도카인(국소마취제)이 함유된 `이브아르 클래식 플러스`와 `이브아르 볼륨 플러스`를 최근 중국에서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보강했다.
이는 상당한 성과다. 국내 의약품 제조사가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제품 허가를 받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다. LG생명과학은 그 관문을 넘어 수입 필러 제품으로는 가장 먼저 허가를 받는 성과를 이뤘다. 이브아르가 가진 기술력과 안전성, 효과가 글로벌에서 통한다는 얘기다.
특히 두 제품의 합류로 LG생명과학은 중국 내에서 허가받은 수입 히알루론산 필러 8개 중 절반인 4개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배나 늘어난 상황에서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갈더마와 엘러간 등 세계적인 필러 제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하지만 이브아르 개발 배경을 살펴보면 뜻밖이다. 이브아르는 처음부터 필러로 개발되지 않았다. 당초 LG생명과학은 고품질 고분자 히알루론산 원료를 사용해 연골 주사제와 안과 수술용 보조제 등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고품질 원료와 기술을 눈여겨 본 국내 전문의들이 히알루론산 필러의 개발을 권유했다. 당시 LG생명과학이 별도로 필러 유도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들의 이런 요청은 영향을 미쳤다.
히알루론산의 구조 변형을 최소화하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인 `HESH(High molecular weight Enhancement of Stabilized Hyaluronic acid)` 테크놀로지에 안정적으로 히알루론산을 주입할 수 있는 시린지 일체형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다.
단순한 `후보물질`에서 필러로 옷을 갈아입은 이브아르는 2011년 출시 이후 날개를 달았다. 2012년에는 전년보다 308%, 2013년에는 2012년보다 49%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수량 점유율 약 22%로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의 이같은 행보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진출로 이어졌다. 이미 이브아르의 고분자 히알루론산 원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원료의약품등록(DMF)에 등재됐고 유럽 의약품품질위원회(EDQM)의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 세계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러시아·멕시코 등 20여 개국으로 제품이 수출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의도하지 않았던 과정에서 탄생했지만 LG생명과학은 결국 이브아르로 글로벌 블록버스터라는 `빛`을 얻게 된 셈이다.
짧은 역사를 가진 제품이지만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이브아르가 글로벌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재용기자 hsoul3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