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한달여만에 다시 2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 갤럭스노트7 리콜에 북한 핵실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대형 트리플 악재에 막혀 장 시작부터 급락했다. 여기에 추석을 앞두고 현금을 보유하려는 시장참가자들의 요구까지 가세하면서 지수는 빠르게 내려갔다.

특히 꾸준한 매수세를 견지해왔던 외국인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2000억원 이상을 매도해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10위권 종목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삼성생명만 보합세를 기록했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해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집중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매도세를 강화해 삼성전자 파장이 업종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40% 이상 급등하며 시장 위기감을 높였다. 코스피지수 2000은 지난 7월 13일 재진입 후 8월 3일 하루를 제외하고 유지해온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추가적인 등락이 우려된다면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 급락은 사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예견됐던 부분이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정책금리가 동결되고 추가 완화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감이 높아진 가운데 다음주 미 연준의 FOMC가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에릭 로젠그린 미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공개되면서 글로벌시장 전체가 잔뜩 얼어붙는 모습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은 인상 직전 극대화된다”면서 “이번에도 조정 후 반등 시점을 염두에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 수준은 낮지만, ECB 정책 실망,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맞물리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낙폭도 컸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 이상 빠져 종가 기준으로 두달만에 150만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이 전량 리콜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해 세계 10여개 국이 사용중단을 권고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배터리 결함 사태가 시장에 더 충격을 주는 것같다”면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비중이 16%가 넘는 시장 대장주로 관련 업체까지 더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커다”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