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삼성, 11세대 물량 선점… 60인치대 대형 TV서도 리더십 노려

[해설] 삼성, 11세대 물량 선점… 60인치대 대형 TV서도 리더십 노려
[해설] 삼성, 11세대 물량 선점… 60인치대 대형 TV서도 리더십 노려

삼성이 중국 TCL그룹 11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60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키겠다는 포석이다. 패널을 안정 확보하면서 향후 주력으로 떠오를 60인치 이상 TV 시장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초대형 TV시장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현지에서 `타임 투 마켓`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로 LG전자가 적극 공세로 나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LCD 물량 공세로 OLED 저지 포석

삼성이 TCL과 손잡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대형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서 물량 공세에 나설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도 퀀텀닷을 적용한 대형 커브드 TV를 선보이는 등 대형 프리미엄 시장이 커졌다. 삼성이 이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대형 60인치와 65인치 패널의 경우 8세대보다 10세대 이상에서 면취율이 높다. 8세대에서 60인치와 65인치는 각각 3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때 면취율은 각각 54%, 64%다.

반면에 10.5세대에서는 60인치와 65인치를 8장씩 생산할 수 있다. 면취율은 각각 81%, 95%에 달해 8세대보다 월등하다. 최근 65인치 TV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8세대 라인에서 65인치를 만들어야 하는 패널 제조사의 고민은 깊어진다.

삼성전자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 (자료=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이나스타 11세대 LCD를 공급받으면 최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양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퀀텀닷 TV에 사용할 대형 LCD 패널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조원 가까운 뭉칫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10세대 이상 LCD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TCL은 삼성 브랜드 후광 효과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 11세대 라인 운용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TCL, 삼성 후광 업고 중국 1위 LCD업체로 도약

TCL그룹은 삼성과 협력해 중국 현지에서 BOE를 꺾고 1위 패널 제조사로 올라서는 효과를 노린다. 중국 패널 제조사는 공통으로 고해상도 대형 LCD 패널 제조 기술력이 약해 품질과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패널 신뢰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삼성이 지분 투자에 참여하면서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OE와 차이나스타 모두 각각 10.5세대, 11세대에 처음 도전하지만 인지도에서는 TCL 계열사 차이나스타가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또 삼성전자 VD사업부에 장기간 대형 패널의 안정 공급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이 분야 고객사 확보전에서 BOE보다 한 발 앞설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퀀텀닷TV 수익성 높이고 QLED 준비

삼성은 TCL 11세대에 투자함에 따라 당분간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퀀텀닷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 기간에 수익성을 극대화하면서 차세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QLED TV 개발까지 걸리는 시간에 퀀텀닷 대형 LCD TV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OLED와 구조는 동일하지만 유기 소재 대신 무기물인 퀀텀닷 소재를 적용한 Q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내세웠다. 앞으로 3~5년 이내에 QLED TV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10.5세대에서 60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을 저렴하게 양산하기 시작하면 제 아무리 한국산 고부가가치 LCD 패널이라 하더라도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면서 “OLED나 퀀텀닷 같은 차세대 기술 시장을 주도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