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준중형 해치백 시장에서 폭스바겐 `골프`, 르노 `메간` 등과 경쟁할 신형 i30를 출시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서브 브랜드 `PYL` 부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기획했던 PYL은 i30, i40, 벨로스터 등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 있는 스타일 차량을 모은 젊은 감각 브랜드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이달 준중형 해치백 `i30` 3세대 모델을 국내와 유럽에서 동시에 판매를 시작했다. i30는 지난 2007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 i30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183만여대가 판매됐다. 이 중 50% 이상이 유럽에서 팔렸다.
현대차는 신형 i30를 국내에서 연간 1만8000대, 글로벌 25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신형 i30는 유럽에서 폭스바겐 `골프`, 르노 `메간`, 푸조 `308` 등과 경쟁을 펼친다. 국내에서는 폭스바겐 `골프`가 빠진 빈자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또 유럽 차량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만큼 내수 판매 확대에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형 i30가 PYL 브랜드 부활까지 끌어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PYL은 `Premium Unique Life` 앞 글자를 따서 2011년 만든 현대차 서브 브랜드로, i30 2세대 모델, 중형 왜건 `i40`, 3도어 스포츠 해치백 `벨로스터` 등 3개 차종이 속해 있다. 해당 차종 대부분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해치백, 왜건 등으로 젊은 층에게 소구하기 위해 정의선 부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브랜드다.
PYL 브랜드는 출범 첫해 1만6605대 팔리며 부진했지만 2012년 i30와 i40 판매에 힘입어 85%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매년 판매량이 30~40% 이상 감소했고 올해에는 8월까지 2611대 밖에 팔지 못했다. i30은 PYL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세대 모델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012년 1만5000대 이상 판매됐고 2013년에도 1만410대 팔렸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판매량은 급감해 올해에는 8월까지 1064대 팔리는데 그쳤다.

PYL 차종 판매 부진은 벨로스터와 i40도 마찬가지다. 벨로스터는 출시 첫 해인 2011년 1만946대를 판매한 이후 단 한번도 1만대 이상 팔리지 않았다.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량은 505대에 불과했다. i40도 2012년 1만341대 팔린 이후 매년 판매량이 절반가량 줄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PYL 브랜드는 기존 세단, SUV 등과 다른 독특한 차량을 원하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많이 판매하는 것이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다”며 “PYL 고유 브랜드 특성을 성립하고 그에 맞는 고객들이 찾고 있고, 이번 신형 i30는 유럽형 해치백에 끌렸던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