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벌어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 간 화질 비교 경쟁은 기술보다 마케팅 차원 경쟁입니다. QD-액정표시장치(LCD)는 전체 성능에서 OLED와 비교할 수준이 안 됩니다.”
베리 영 국제OLED협회장이 퀀텀닷 기술에 쓴소리를 했다. 영 협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파라다이스포인트 리조트에서 개막한 `OLED 월드 서밋 2016`에서 전자신문과 만나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베리 영 협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디스플레이서치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국제OLED협회(OLED Association) 회장직을 맡았다. 지난 6월 한 해외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퀀텀닷 진영이 OLED TV보다 퀀텀-LCD TV 화질이 더 우수하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해 화제가 됐다.
영 협회장은 “QD-LCD는 다른 LCD보다 성능이 우수할 수 있지만 OLED보다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벌어지는 OLED TV와 QD-LCD TV간 경쟁은 기술 측면보다는 이윤 추구를 위한 기업의 마케팅 경쟁 성격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QD-LCD가 색재현성(Color Gamut)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OLED 강점인 깊은 블랙 색상 구현, 높은 응답속도, 명암비, 시야각 기능 등에서 QD가 떨어진다”며 “퀀텀닷은 LCD 기반이므로 결국 전체 성능에서 OLED와 비교할 수준이 못 된다”고 설명했다.
OLED와 QLED 간 기술 경쟁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QLED는 소재가 스스로 발광하고 OLED와 비슷한 구조를 갖는 등 전반적으로 OLED와 유사한 게 특징이다.
그는 “OLED는 이미 10여년간 양산 경험이 있지만 QLED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라며 “QLED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OLED도 발전하는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것이므로 향후 5~10년 뒤에도 여전히 OLED가 QLED보다 기술적으로 앞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LED TV 시장 활성화 걸림돌로 지적돼온 블루 소재 성능, 번인 현상, 수율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는 수준`이라고 단언했다.
영 협회장은 “청색 소재는 색상을 표현할 때 녹색, 적색에 비해 실제 사용이 상당히 적기 때문에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한 수명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발전으로 번인 현상도 해결해 전체 OLED 수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높은 생산비용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LCD보다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용 구조를 보면 OLED는 재료비가 35%, 감가상각이 45%를 차지하지만 LCD는 재료비가 70%인데 비해 감가상각이 17%로 구조가 완전히 반대”라며 “OLED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비가 낮아져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LCD는 재료비 비중을 줄이기 힘들고 되레 점점 재료 비중이 커질 수 있어 구조적으로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OLED는 LCD보다 비용 효율적이 될 것”이라며 “소재 수명, 번인 현상, 생산비용은 OLED를 생산하지 않는 진영에서 주로 문제삼는 요소일 뿐 실제로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10.5세대와 11세대 LCD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잠재적으로 OLED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 협회장은 “OLED 수율이 높아지면 공급가격이 낮아지므로 향후 2~3년 뒤면 가격면에서 LCD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평균 TV 크기가 커지고 있고 55인치, 65인치 등 대형 TV 수요가 늘어난 만큼 중국에서 생산할 대형 LCD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OLED에 투자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미국)=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