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격변 시대다. 기존의 틀과 제도만 옳다고 고집하기엔 세상 변화가 너무 빠르다. 빛의 속도로 세상은 바뀌지만 거대 담론 물결 또한 잔파도를 뒤덮으며 밀려오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창으로 세상을 본다. 개구리는 우물 지름만큼의 세상만 보고 독수리는 하늘에서 지평선까지 세상을 본다. 더 멀리, 높이 비상해서 볼 수 있다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착각한다. 새로운 기술(新)과 뛰어난 인재(人)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긴다. 기술이 놀라운 역할을 하고 사람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혁명 같은 변화는 소수 기업과 사람만이 만들 수 없다. 세상을 뒤집고 새로운 문을 열기 위해선 거대한 흐름이 필요하다. 이에 앞서 우리는 신·인(新·人)을 들여다봤다. 아직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는 오지 않았다.
류(流)가 필요하다.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낡은 거대 트렌드가 새롭고 신나는 무대로 바뀌어야 한다. 어두운 곳은 스포트라이트로 비춰야 한다. 중간 중간 안전장치도 있어야 한다. 신·인을 위한 성장판과 안전판이 얼마나 열렸는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세상 앞에 우리에게 닥친 당면 과제를 짚었다. 우리나라는 인구절벽, 고용절벽, 수출절벽, 성장절벽, 사회절벽 등 5대 벼랑 끝에 몰렸다. 물러설 길이 없다. 독수리처럼 힘차게 날아올라야만 한다.
스위스계 UBS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의 준비 수준은 세계 25위에 그쳤다.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있다. 나무를 흔들거나 올라갈 준비는 않고 마냥 기다린다. 우물 안 세상에서 허우적거릴수록 미래 먹거리는 줄어든다.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 4차 산업혁명이다. 모두에게 기회다. 하지만 그것을 거머쥐는 것은 얼마나 열정을 다해 준비했느냐에 달려 있다. `한강의 기적`은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준비된 신인류(新·人·流)로 날아오르자.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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