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

`토즈`는 우리나라 공간서비스 대명사다. 스터디나 모임, 창업 준비를 했던 성인 남녀라면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 기업이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회사 선데이토즈도 일요일마다 토즈에 모여 창업 준비를 했던 것이 사명으로 이어졌다.

토즈 창업자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에게 공간서비스란 운명 같은 일이었다. 김 대표 아버지는 집이나 사무실 공간을 채우는 가구공장을 수십년간 운영해왔다.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토즈) 대표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토즈) 대표

“어린 시절 가방에는 늘 가구공장에서 나온 톱밥이 묻어 떨어지지 않았어요. 어린 시절부터 가구를 보다보니 지금도 해외 출장을 가면 가구매장이나 인테리어를 유심히 봅니다.”

김 대표는 사람을 바꾸기는 어려워도 가구나 인테리어를 통해 공간을 바꾸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결국 공간에 대한 예민한 감각은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입사를 앞두고 있던 그의 운명을 창업으로 이끌었다.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며서 6년간 대학도서관, 고시원, 독서실을 전전하면서 현재 공간서비스의 문제점을 깨달았고, 더 나은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시험에 합격하고 입사를 앞뒀지만 밤에 누워있으면 내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창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창업을 강력히 반대하시던 아버지도 결국 제 의지를 꺽지 못하셨죠.”

당시를 떠올리는 김 대표의 고백이다. 그의 아버지는 “사장은 인내하는 일이다. 마음 심(心) 위에 칼 도(刀)자를 새기며 인내하라”고 창업을 앞둔 아들에게 당부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토즈 문을 열었던 사업 초기를 떠올리며 일의 초심과 고객기반서비스의 중요성을 임직원에게 강조한다. 그는 “고객은 탑처럼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라며 “사업은 첫 고객을 맞았던 당시의 초심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토즈) 대표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토즈) 대표

2001년 국내 최초로 공간서비스를 시작한 토즈는 이제 토즈모임센터, 토즈스터디센터, 토즈비즈니스센터, 토즈워크센터 등 다양한 공간서비스 브랜드를 갖게 됐다.

김 대표는 토즈의 특징은 한 고객이 가진 학습, 네트워크, 창업 등에 여러 가지 욕구를 다양한 공간서비스로 풀어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 그는 지금도 토즈의 신반포 R&D센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고객의 동선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며 테스트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신개념 프리미엄 독서실을 내세우며 시작한 토즈스터디센터는 새로운 학습공간을 원하던 시장 니즈에 잘 맞아 고속성장했다. 칸막이 독서실 공간이 아닌 마치 카페같은 라운지형 학습공간을 더 선호하는 학생의 모습을 눈여겨본 덕분이다. 토즈스터디센터는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지난해 1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내달초 200호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토즈 스터디센터 이미지. 토즈는 사람마다 학습 성향이 다르다는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기반으로 7가지 학습 스타일에 맞는 최적화된 5가지 공간으로 구성돼 다른 독서실과 차별화된다.
토즈 스터디센터 이미지. 토즈는 사람마다 학습 성향이 다르다는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기반으로 7가지 학습 스타일에 맞는 최적화된 5가지 공간으로 구성돼 다른 독서실과 차별화된다.

또 최근에는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본격적 협업에 나섰다. 오프라인 공간서비스 기반에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사업모델까지 내다봤다.

김 대표는 “독서실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학습공간이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충분히 확대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간서비스 영토를 해외로 넓히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