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2일 발생한 진도 5.8 경주지진 보다 더 큰 진도 6.0 이상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발표했다. 다만, 진도 3.0~4.0 수준 여진은 길게는 수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진 전문가도 지금까지 여진 패턴이 일반적 강진 후 진행 과정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추가 강진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22일 기상청은 서울 기상청에서 `9.12 지진 정밀분석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진도 5.8 본진 보다 큰 규모의 여진이 추가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밝혔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정밀분석에 의하면) 진도 3.0~4.0 사이 여진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후 경북 경주지역 여진이 412차례 발생했다. 유 과장은 “규모 4.0 이내 지진은 모두 본진에서 2.5㎞이내에서 발생했다”며 “여진 중 89.8%가 2.5㎞ 이내에 집중됐고, 거의 대부분인 97.1%가 반경 5㎞ 이내에 위치했다”고 설명했다.
9.12 전진에서 본진, 최근까지 발생하는 여진 패턴을 보면 지진인 남남서방향으로 순차적으로 이동하는 특징이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에 대해 강태섭 부경대 교수는 “여진이 남남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현재까지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그동안 이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지진으로 누적된 스트레스(힘)가 해소됐다”며 “여진도 그 힘이 해소되는 과정이고 예상을 뛰어넘는 여진이 활발한 것은 이 지역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또 “원래 (지진이) 날 수 있는 지역인데 동일본대지진이 이번 지진 발생에 기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힘이 축적됐다 해소 될 때는 한 곳에서 해소되면 다음 지진이 발생하기 까지는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강진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이 지진이 또 다른 더 큰 지진의 전진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큰 지진 후 작은 지진 발생하는 전형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00~400년 간격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추가 강진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기상청은 현행 규모 5.0 이상일 때만 발동하는 조기경보 대상을 확대 오는 2019년부터는 규모가 3.5 이상일 때도 지진 조기경보를 발동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현재 전국 206개소에 설치된 지진관측소를 314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늑장 대응으로 물의를 빚었던 긴급재난문자는 지진이 발생하면 국민안전처를 거치지 않고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시스템을 정비해 오는 11월부터는 지진이 발생한 즉시 직접 국민에게 지진재난문자를 속보 형식으로 발송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이번 경주 지진을 정밀분석하기 위한 현장조사 대응팀을 운영한다.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 소속 연구원들로 구성된 이번 대응팀은 지진이 발생한 피해현장을 직접 찾아가 6개월 동안 현장조사와 피해현황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응팀은 학계 전문가와 함께 공동조사를 통해 피해지역의 지질구조와 향후 지진발생 가능성 등을 폭넓게 조사할 계획이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향후 추가 4.0 내외 여진이 발생할 수 있지만, 6.5가 넘는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지진관측소 확대설치 일정을 앞당기고, 보다 정밀한 측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