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동결에 코스피 2050선 근접…대선 이후인 12월 인상 유력

미국 연방 기준금리가 또다시 동결됐다. 우리나라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를 탔고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원화는 강하게 반등했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인 12월 한차례 인상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Getty=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Getty=연합뉴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7년 이상 제로 금리를 유지하다가 작년 12월 0.25%P 인상한 연준은 이로써 올해 들어 열린 6차례 회의에서 모두 동결에 손을 들어줬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결권을 지닌 위원 10명 가운데 재닛 옐런 의장을 포함한 7명이 동결에, 3명은 인상에 손을 들었다. 지난 7월 회의와 비교하면 인상 찬성 위원이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는 11월 1일과 12월 13일로, 통상 분기 말 회의 이후 기자회견과 중장기 경제·기준금리 전망이 발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상은 12월이 유력하다.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직면한 단기 위험요인들이 거의 상쇄됐으며 고용 상황도 최근 몇 달간 견고해졌다”며 “연방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최근 강화됐다”고 밝혔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지난달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를 올리려는 연준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 회의였다”면서 “올해 FOMC가 두 번 남았고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만큼 시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결정에 미국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고 22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미 기준금리 동결에 코스피 2050선 근접…대선 이후인 12월 인상 유력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엔화가 100엔대로 재진입했고 원화도 10원 이상 급등해 1100원대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매수를 늘리면서 2050선에 근접했다. 삼성전자는 닷새 연속 상승하며 160만원대에 안착했고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미국 금리 동결이 국내 증시의 안도랠리를 지속시키긴 힘들 전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작년 10월 회의와 유사한 모습으로 지난해에도 10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시사한 후 미국 주식시장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랠리가 멈췄다”면서 “이번에도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리 인상 이슈가 뒤로 미뤄진 상황에서 국내는 3분기 실적 발표에, 국외는 미국 대선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