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가 시티(Mega City) 서울의 미래 교통이 스마트 모빌리티로 다시 꾸며진다. 매일 1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지하철·버스에 택시, 자가용으로 바삐 오가고 있지만, 미래에는 더욱 스마트화된 인간·생활 중심의 교통체계로 서울을 글로벌 교통 리더 도시로 만들자는 공감대가 마련됐다.
22~23일 이틀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2016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국제 콘퍼런스`는 미래 교통체계를 시민과 함께 고민해 답을 찾아가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행사는 서울의 맞춤형 스마트 모빌리티 미래상이 제시됐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강점을 기반으로 유럽 등 선진국과 차별화된 교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모바일 기술로 차별화된 한국형 미래 교통체계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O2O사업부문 총괄)은 `카카오택시` 사례를 바탕으로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제시했고,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소장은 ICT를 활용한 청정 지능형교통체계(ITS)를 제안했다.
정 부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카카오택시와 스마트폰 연결 만으로 고객과 운전자 간 대기·이동 시간 단축 등 사회적 비용을 연간 7500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기술 기반 빅데이터, 실시간 교통정보, 배차 로직 등 솔루션 융합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택시는 2015년 4월 100만건이던 택시 호출이 지난달 기준(기사 21만명) 1억7700만건(누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고객과 운전자 모두 시간이나 금전적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매월 같은 1만번 수준의 일반 택시 호출수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치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택시 이용이 1억7700만까지 느는 건 스마트폰과의 연결만으로 고객과 운전자이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카카오택시는 개인 맞춤형 온-디맨드(On-demand)서비스 성공 사례로 모바일 연결 서비스 기술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 침투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서울형 미래교통을 위한 모빌리티 통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소장은 “ICT는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교통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ITS는 여전히 비싸고 시장이 이해하기엔 여전히 복잡하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모바일을 활용한 한국형 모빌리티 통합 모델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유한데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발달로 인프라와 사람 간 연결이 용이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ITS에다, 모바일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자는 주장이다.
문 소장은 “모바일 기술 발달로 자가용 소유가 아닌 우버나 카셰어링 등 공유경제 모델이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며 “모바일과 ICT를 활용한 모빌리티 통합은 교통 수단을 스케줄에 따라 예약하고, 또 쉽게 결제하고,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손에서 다 받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형 모바일 통합은 잘 갖춰진 교통수단을 기반으로 선진형 모델기준을 제시해 ITS 도입을 계획중인 개발도상국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 미래교통 시민과 공감의 장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 행사는 DDP 알림관을 주축으로 서울 미래 교통 체계를 미리 체험하도록 꾸며졌다. 우선 시민부터 공감대를 끌어내겠다는 의미에서다.
이에 행사는 시민 누구나 서울의 대중교통 방향과 스마트 모빌리티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체험·특별전으로 구성됐다. 체험전에서는 연료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전용 궤도를 자동 주행하는 친환경 교통수단 `바이모달 트램(Bi-modal tram)`과 수요 응답형 순환교통시스템이 적용된 `미니트램 PRT(Personal Rapid Transit)`, 르노삼성 트위지, 전기버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서울시가 추구하는 미래 교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신비감은 물론, 실용성까지 갖춘 자율주행 콘셉트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1인 교통수단으로 주목 받는 세그웨이(Segway)와 나인봇(Ninebot) 등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와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 2세대 모델 `아이엠(IM)` 시승장도 마련됐다. 서울시 대중교통 사업인 전기차 등을 활용한 나눔카(그린카·씨티카·쏘카·한카)도 눈길을 끌었고 공공자전거 `따릉이`, 교통약자 배려형 저상버스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주제전은 서울디자인재단을 포함해 국내외 추진 중인 연구성과 위주로 스마트 모빌리티 방향성 제시에 초점이 맞춰졌다. 홍익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독일 아헨공대 등이 협력해 완성한 미래 대중교통 콘셉트인 신 전기차 플랫폼과 영국 명물 택시 `블랙캡(Black cab)`을 모델로 한 서울 맞춤형 택시 디자인도 시민 앞에 공개됐다.
아울러 특별전에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 15명이 제안하는 미래 도시형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디자인 작품이 대거 전시됐다.
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행사는 시민 모두가 함께 서울을 넘어 세계의 미래 교통 환경을 예측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며 “단순히 교통수단 논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환경, 복지, 나아가 커뮤니케이션 문제까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에는 미래 자동차 디자인 기술도 선보인다. 폭스바겐 그룹 디자이너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Luc Donkewolke) 현대차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와 모레이 컬럼(Moray Callum) 포드 부사장(디자인 총책임자), 나카무라 시로(Nakamura Shiro) 닛산 디자인 총괄 부사장 등이 미래 교통수단의 최적화된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한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