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해외 자원개발 축소 논란에 휘말려 있는 사이 세계 자원개발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동안 경제성 등으로 개발하지 못했던 광구에서 석유·가스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생산 기술이 좋아지면서 공급과잉으로 거대 석유기업은 전에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클 오코넬 팁코소프트웨어 최고분석책임자(CAO)는 “앞으로 에너지·자원개발 기업 경쟁력은 디지털화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개발 공정을 최적화하는 디지털 분석 기술은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법”이라며 “에너지 산업은 오래 전부터 신기술 도입 속도가 느렸지만 이제는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변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추, 개발 등 물리적 기술 향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은 줄었지만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각 공정에서 불필요한 낭비 요인을 제거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코넬 CAO에 따르면 원유생산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데이터 분석, 측정, 진단 등 전 공정 자동화 비중과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 원유 생산 과정을 최적화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고장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예전에는 관리자가 수많은 시추공을 하나하나 둘러보고 장비 이상 여부를 눈으로 파악했다. 최근엔 시추공, 장비에 설치한 센서로부터 실시간 정보를 받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다. 점검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비 이상 유무, 고장 시간과 원인도 예측할 수 있다.
오코넬 CAO는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면 관리자는 여러 기기 작동 현황·이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엔지니어에게 알릴 수 있다”며 “큰 고장으로 이어지기 전에 설비를 점검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원유 생산도 계속할 수 있게 된 것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 개발 현장을 디지털화하면 현장장비와 모든 직원이 서로 연결되고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아직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시스템 도입을 미적이는 기업은 앞으로 개발·생산·공급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비즈니스 전체흐름에서 뒤처지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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